[뭔일easy] AI가 생각하고 피드백까지…콜센터 대변혁 'AICC'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06.02 06:00  수정 2025.06.02 09:57

24시간 상담, AI가 만든 새로운 일상

기업·고객 니즈에 AI 기술이 만났다…AICC 솔루션 잇따라

SKT·KT·LGU+ 'AI 상담' 경쟁 속 일자리 축소 우려도



산업계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혹은 필연적으로 등장한 이슈의 전후사정을 살펴봅니다. 특정 산업 분야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나 소액주주, 혹은 산업에 관심이 많은 일반 독자들을 위해 데일리안 ICT융합부 기자들이 대신 공부해 쉽게 풀어드립니다.


AI 이미지


#포지티브 해석 : 24시간 365일 상담 시대

#네가티브 해석 : 발전하는 AI, 줄어드는 일자리



"상담원 연결까지 예상 대기시간 10분입니다."


급한 일로 고객센터에 전화했다가 이런 안내 멘트에 한숨 쉬어본 경험, 누구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은 다릅니다. 전화, 문자, 이메일로 문의를 남기면 대기 없이 AI(인공지능) 챗봇이나 보이스봇이 바로 응대합니다.


24시간 365일 실시간으로 고객을 맞이하고, 간단한 문제는 AI가 바로 해결해줍니다. 상담이 더 필요하면 곧바로 상담사와 연결되고, 그 상담사 역시 AI가 추천하는 정보를 참고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답변합니다. 이게 바로 ‘AICC’ 시대의 풍경입니다.


AICC란 단어는 어떻게 조합됐을까요? 풀네임은 AI Contact Center(인공지능 컨택센터)입니다. 기존 콜센터에 AI 기술을 접목해 상담 업무를 자동화하고, 상담사와 고객 모두에게 더 빠르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기존 콜센터에선 상담원이 일일이 전화를 받고, 복잡한 매뉴얼을 뒤적이며 답변했다면 이제는 AI가 고객의 음성이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챗봇·보이스봇이 바로 답변을 내놓습니다. 상담사가 필요할 땐 AI가 빠르게 연결해주고, 상담 중에도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천해주니 상담 품질과 속도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죠.


이 과정에서 음성인식(STT), 자연어 처리(NLP), 대화 요약, 상담 후 분류 등 첨단 AI 기술이 총동원됩니다. STT는 고객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문자(텍스트)로 바꿔주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로밍 요금이 얼마인가요?" 물으면 AI가 그 음성을 자동으로 글자로 변환해 이해합니다.


NLP는 사람이 쓰는 자연스러운 언어를 AI가 분석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기술입니다. "인터넷이 자꾸 끊겨요" "와이파이가 안 잡혀요" "집에서 인터넷이 느려졌어요" 같은 다양한 표현도 AI가 모두 '인터넷 연결 문제'로 인식해 적절한 답변을 찾아줍니다.


상담 후 분류는 AI가 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주제별로 분류합니다. 예를 들어 '요금 문의' '서비스 해지' '불만 접수' 등으로 알아서 정리해주는 겁니다. 자동화 과정으로 상담사는 반복적인 행정 업무에서 해방되고, 고객도 더 빠르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업·고객 니즈에 AI 기술까지…AICC 뜨는 이유

똑똑한 AI 콜센터가 최근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상담사 구인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400명의 CS센터 인력이 15%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인구 감소, 이직 등 다양한 이유 때문인데요, 줄어드는 인력을 해소할 방안은 역시 기술에 있다고 본 것이죠.


고객도 더 빠르고 정확한 상담을 24시간 원합니다. 물리적으로 상담사들이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먹지도 자지도 않는 AI는 이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기업 차원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가 큽니다. 단순·반복 업무를 AI가 대신하니 운영비가 줄고, 상담사는 다른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AI 상담 어드바이저 실제 구동 화면 캡쳐.ⓒLG유플러스

AI 기술 발달로 통신사들은 AICC의 사업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상담사도 만족하고 고객(B2C)도 좋아하며, 기업(B2B)도 웃을 수 있으니까요.


SK텔레콤(SKT)은 지난해 3월 서비스형 AI 콜센터 ‘SKT AI CCaaS’를 선보였습니다. 이 상품은 클라우드 기반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로, 음성엔진, 음성인식, 문장분석 등 SKT만의 AI 기술을 고객센터 응대 과정에 적용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구조와 유사합니다. 콜, 이메일, 문자 등으로 들어온 고객 문의의 첫 단계에서 대기 시간 없이 챗봇과 보이스봇을 통해 바로 상담이 가능합니다. 추가 문의를 위해 상담사 연결이 필요한 경우, 고객은 상담 시스템을 통해 바로 상담사와 연결돼 상담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SKT AI CCaaS는 AI를 접목해 상담사에게 ‘지식 추천’, ‘상담 후 처리’, ‘KMS(지능형 지식관리 솔루션) 관리’ 등 다양한 상담 업무를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사이판으로 여행 가려고 하는데 로밍 요금을 알고 싶어요”라고 질문하면, 상담사는 AI가 제안하는 키워드 기반 추천 검색어를 통해 로밍 요금에 대한 답변을 실시간으로 확인, 답변할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도 자체 개발 ‘AI 상담 어드바이저’를 도입해 운영중입니다. 고객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상담이 끝난 후 처리해야 하는 일까지 전 과정에서 도움을 제공합니다. 최근 열린 기술설명회에서는 ‘제로 프리미엄 요금제’를 문의하자, 상담사 화면 오른쪽에 해당 요금제의 상세 정보가 자동으로 표출돼 별도 검색 없이 즉시 응대하는 모습이 시연됐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고객센터에 이 솔루션을 도입한 이후, 고객 통화당 연결 대기 시간은 평균 17초, 통화 시간은 평균 30초 줄어 전체 상담 시간이 약 19% 개선됐다고 밝혔습니다. 기업들의 호응에 힘입어 B2B 대상 올해 매출은 350억원이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SKT AI CCaaS를 운영하고 있는 모습ⓒSK텔레콤 뉴스룸

KT 역시 클라우드 기반의 AICC 서비스인 ‘KT 에이센(A’Cen)’으로 구독형 AICC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KT 에이센'은 고객과의 대화 음성을 텍스트로 실시간 변환하고, 문의 내용에 적절한 답변을 추천하거나, 상담 후처리(요약 및 분류)를 자동화하는 AICC 솔루션에 클라우드 역량을 결합한 상품입니다.


앞서 KT는 중앙대병원과 협력해 AI 보이스봇인 ‘AI 누리봇’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에는 예약을 확인하거나 변경하는 일정 관리 기능만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예약접수 기능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챗봇이나 보이는 ARS 등 디지털 화면이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도 음성 통화만으로 손쉽게 예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리하자면, SK텔레콤은 LLM(대형언어모델) 기반 구독형 AICC로 시장을 공략하고, KT는 B2B 현장에 강한 AI 보이스봇 등을, LG유플러스는 자사 AI 솔루션으로 고도화된 상담 자동화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SKT·KT·LGU+ 'AI 상담' 경쟁 치열…일자리 축소 우려도

통신사들은 AICC 사업 추진에 속도로 내 기업과 고객의 니즈를 하루라도 빨리 충족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품질과 효율 측면에서 AICC의 경쟁력이 입증된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머지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AI 상담이 발전할수록 기존 직원 자리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상존합니다. 인간이 해왔던 일을 AI가 차지하면서 일자리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걱정이죠. 기업들은 인구 감소 속 인력 채용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상담 축소 인력 일부를 품질 향상 업무에 재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습니다.


통신사들이 AICC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한다면 이 문제 역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입니다.


AI가 상담사와 함께 일하는 똑똑한 콜센터. ‘24시간 AI 상담’과 ‘상담사 업무 자동화’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과 사람의 협업이 더욱 정교해져야 합니다. 고객도, 상담사도, 기업도 만족하는 이 대전환이 인간과 AI의 우수한 협업 사례로 남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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