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입법·행정·사법 합쳐진 '이재명 총통' 국가 된다"…김문수 '막판 텃밭 다지기'

데일리안 창원(경남)·부산·경산(경북) =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5.29 00:05  수정 2025.05.29 00:32

D-6 고향 경북 영천 포함 PK·TK서 강행군

"사전투표 꼭 해달라"…윤석열 거리두기

김주열 열사 참배 "민주주의 지키겠다" 눈물

"고향이 좋긴 좋다"…어머니 생각에 눈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열린 "필승으로 이어질, 부산의 함성"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을 돌면서 집토끼 잡기에 나섰다. 3·15 민주묘지가 위치한 창원, 부마항쟁의 출발지인 부산 등을 방문해 "이재명 독재를 막기 위해 다시 한 번 민주화 운동에 나서달라"고 강조한 김 후보는 실제 고향인 영천과 대구를 찾아 울먹이면서 "사전투표를 꼭 해주셔서 괴물독재를 막아달라"고 읍소했다.


21대 대선을 6일 앞둔 28일 김문수 후보는 오전 9시 50분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3·15 민주묘지를 방문해 고(故) 김주열 열사를 참배하면서 일정을 시작했다. 김주열 열사는 3·15 의거 당시 경찰의 최루탄에 사망해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투사다.


"김주열 민주열사, 민주주의를 지켜주소서"라는 방명록을 작성하며 참배에 나선 김문수 후보는 고 김 열사의 묘비 앞에 서자 눈물을 보였다. 그는 묘비를 어루만지며 몇 분 간 말없이 우두커니 서 있기도 했다.


이어진 오전 10시 40분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김 후보는 3·15 민주묘지 참배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김주열 열사는 16살에 돌아가셨다. 이 어린 고등학생, 입학도 못한 고등학생의 죽음을 생각하며 울었다"며 "민주주의는 공짜로 된 게 아니다. 이 나라의 피와 땀, 눈물로 민주주의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3·15민주묘지에서 김주열 열사 묘를 참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그러면서 그는 창원 시민들을 향해 이번 대선에서 민주주의를 수호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하는 것을 봐라. 당내 민주주의가 없고, 국회의원 숫자를 가지고 대통령을 탄핵하고 국무총리·장관, 자신을 수사한 검사들, 유죄 판결한 대법원장도 탄핵하겠다, 청문회 하겠다, 특검을 하겠다고 한다"며 "1인 독재를 넘어 방탄 괴물 독재를 하려고 하는데 여러분은 이재명을 용서할 수 있느냐"라고 부르짖었다.


이어 김 후보는 "창원은 과거 위대한 3·15 민주정신을 갖고 민주화를 이룩한 경험 있는 곳이다. 민주주의를 창원 시민의 힘으로 굳건하게 세워줘야 한다"며 "나와 함께 다시 한 번 민주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려면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세에 앞서 투표용지 2번에 도장을 찍는 '사전투표 독려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던 김 후보는 "김문수 혼자는 힘이 없다. 6월 3일에도, 내일부터 하는 사전투표에서도 찍어달라"며 "(일각에서) 사전투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해야 한다. 나도 사전투표 할 거다. 우리가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부정선거의 원흉으로 사전투표를 지목해온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선긋기에 나서는 한편, 당 지지층을 향해 변화를 촉구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후 김해를 거쳐 부산 서면에 위치한 태화백화점 앞에 섰다. 이곳에서 김 후보는 재차 '이재명 독재'를 막아줄 것으로 당부했다. 그는 연단 위에 올라 "대한민국이 괴물 방탄 독재 국가로 가고 있다. 입법·행정·사법으로 합쳐서 이재명 개인 권력으로 만드는 '총통제', 방탄 총통 독재국가가 되려 한다"며 "지금은 독재로 가느냐 민주로 가느냐의 갈림길"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민은 민주주의를 좋아하시지 않느냐. 여러분의 뜨거운 함성이 오늘 대한민국을 이렇게 민주국가로 만들었다"며 "부마항쟁을 아시지 않느냐. 어떤 독재에도 굴하지 않는 부산시민들의 화끈한 정신, 투쟁(정신을) 잘 받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제대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재차 김 후보는 "우리 부산시민 여러분이 독재를 막아낼 수 있는 민주화의 힘이 있지 않느냐. 또다시 부마항쟁처럼 피를 흘릴 수 없다"며 "죽어도 기권하면 안 된다. 꼭 사전투표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를 방문해 축제 현장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후 김 후보는 TK로 자리를 옮겼다. 대구는 김 후보가 고등학교를 다닌 곳이며, 경북의 영천은 김 후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다. 김 후보는 선거 막바지를 앞두고 고향을 찾아 압도적인 지지를 부탁했다.


이보다 앞서 김 후보는 경산시를 먼저 찾았다. 경산시장을 찾아 민생을 확인하고, 영남대학교를 찾아 청년층의 민심에 다가섰다.


김 후보는 경북 경산시 유세에서 "당내 경선에서 내가 물에 빠져 숨이 넘어갈 때 여러분이 새벽에 나를 건져주셨다"며 "여러분의 위대한 힘으로 6월 3일 대한민국의 제2의 민주혁명을 반드시 이뤄주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남대를 찾은 자리에서는 '문수형' 이름표를 달고 축제 주점을 찾고, 턱걸이 챌린지에 나서는 등 학생들과 거리를 좁히는 활동에 나섰다.


다음 행선지는 영천이었다. 영천은 1951년 김 후보가 태어난 곳이다. 영천국민학교를 졸업한 김 후보는 이번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고향을 방문했다.


"고향이 좋기는 좋다"며 연단 위에 오른 김 후보는 "어머니가 고냇골에 아버지랑 같이 묻혀 계시다"며 "내가 졸업하고 산소에 졸업장을 갖고 갔더니 눈물이 많이 났다"며 울컥했다. 이후 김 후보가 "내가 효도를 얘기할 자격은 없지만 아무리 불효자식도 어머니 생각하는 마음은……"이라며 결국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지지자들이 "울지마"를 외치며 김 후보를 위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경북 영천시 영천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큰절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파이널 유세는 대구 동성로에서 실시됐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김 후보는 연단 위에 올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먼저 소환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을 당해서 정말 집도 다 뺏기고 돈도 뺏기고 없이 산다"며 "얼마 전에 찾아뵙고 '우리 국민은 박 전 대통령을 보고 싶어 한다. 특히 대구시민들이 보고 싶어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김 후보는 "지난 번에는 수성구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나왔는데 떨구더라. 대구에서 물 한번 크게 먹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뒤 "이번에는 틀림없죠?"라고 물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자리에는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의원도 함께 했다. 유 의원은 "반드시 (박 전) 대통령을 모시고 여러분을 뵙는 날을 만들겠다"며 "대신 한 가지만 이 자리에서 약속해달라. 김문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김 후보의 노력은 결실로 맺어지는 모양새다. 창원시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60대 남성 김모 씨는 "정치가 꼴도 보기 싫어서 여기도 싫고, 저기도 싫어서 아예 투표를 안 하려고 했는데 전날 토론도 그렇고 최근 김문수 후보가 하는 걸 보고 생각을 바꿔먹었다"며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꼭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천역 앞 광장에서 만난 김 후보 지지자인 옥모(50대·여성)씨는 "김 후보가 우리 동네 출신인데 당연히 뽑아줘야 된다. 이번에 (대통령) 안 되면 우리는 바보 소리 듣는다"며 "이런 사람 어딨나. 참 기구하게도 살아왔는데 이젠 대통령을 꿈꾸는 이런 사람이 진짜 나라를 맡아서 부정부패도 없고, 거짓도 없는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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