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 약 '3시간 지각' 발행
보도 승인 과정서 문제 있었을 것
"내부소행·억측 사전 차단 의도도"
북한 매체들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전하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내용이 22일 평소 보도 시점보다 약 3시간 정도 뒤늦게 업데이트(최신화) 돼 신문 발행 지연 이유가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업데이트 됐다"며 "약 3시간 정도 뒤에 확인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뒤늦게 송고된 이유에 대해선 "지난 21일 청진항에서 실시한 5000t급 규모 신형 구축함을 진수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새로 건조한 5000t급 구축함 진수식이 전날 청진조선소에서 진행됐다며 "진수 과정에 엄중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숙한 지휘와 조작상 부주의로 인하여 대차 이동의 평행성을 보장하지 못한 결과 함미부분의 진수썰매가 먼저 이탈되어 좌주되고 일부 구간의 선저 파공으로 함의 균형이 파괴되었으며 함수부분이 선대에서 이탈되지 못했다"고 사고 상황을 전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보는 조선중앙TV은 관련 사실을 이날 오전 9시께 보도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노동신문은 휴간 없이 1년 내내 발행되며 오전 6시~6시 30분 사이에 기시와 관련 사진 등을 보도한다.
북한의 국영 통신인 조선중앙통신도 마찬가지로 뒤늦게 보도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내부적인 사정이 크다 보니 발행이 늦어졌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도) 승인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발행하는 모든 발행·발간물 등은 지도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보도 결재가 늦어져 발행이 늦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사고 소식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도 실려 주목을 받게 됐지만 현장 사진을 공개하진 않았다.
북한은 최근 정찰위성 실패 등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즉각 공개해 왔지만, 주민들에게도 진수식 사고 소식을 발 빠르게 알린 건 이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발 빠른 공개가 사건 해결에 도움 된다고 판단한 듯 하다"며 "특히 내부소행 등 억측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군 당국은 "측면 진수가 실패했다고 평가한다"면서 "현재 바다에 넘어져 있다"고 말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함수 쪽은 육지에, 함미 쪽은 바다에 있으며 위장막으로 가려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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