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의 ‘헤다 가블러’, 이영애와는 비교 불가”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05.20 10:20  수정 2025.05.20 10:20

배우 이혜영이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이영애의 ‘헤다 가블러’를 언급했다.


이혜영은 1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헤다 가블러’ 기자간담회에서 “배우가 다르고, 프로덕션 전체가 달라서 비교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헤다 가블러'에서 헤다를 연기하는 이혜영(왼쪽)과 이영애 ⓒ국립극단, LG아트센터

명동예술극장에서 13년 만에 다시 오르는 ‘헤다 가블러’에서 이혜영은 주인공 헤다를 연기한다. 동시기 LG아트센터에서는 이영애가 헤다로 분한 또 다른 ‘헤다 가블러’가 공연 중이다.


헨리크 입센의 말년작인 ‘헤다 가블러’는 모두가 선망했던 여성 헤다가 결혼 이후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서 파멸로 치닫는 과정을 그린다. 부유한 장군의 딸로 자라나 결혼 후에도 남편의 성 대신 자신의 처녀 시절 이름을 고집한 주인공 헤다는 사회적 관습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복잡한 내면의 소유자다.


헤다의 모순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그려야 하는 만큼, 헤다를 맡은 배우가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설득력을 부여하는지가 관건이다.


이혜영은 “극중 헤다는 애정 없는 결혼을 하고, 만족하진 못했지만 결혼이라는 제도를 받아들이는 걸 보면 살고자 하는 욕망이 있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자신만의 ‘헤다 가블러’ 해석을 들려주기도 했다. 박정희 연출은 “연출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배우들이 간혹 있다. 이혜영이 그런 배우다. 독보적인 배우고, 넘사벽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우 이영애 역시 인터뷰에서 이혜영을 언급한 바 있다. 이영애는 “제가 ‘헤다 가블러’ 출연을 결정한 이후 이혜영 선생님께서 국립극장 작품에 들어가신다는 걸 듣게 됐다”면서 “후배로서 내가 해도 되는 건지 고민도 했지만, 그보다는 긍정적으로 연극계에서 좋은 시너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영애는 “개인적으로 이혜영 선생님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혜영 선생님이 하신 무대를 보면서 제 마음 속에 가깝게 와닿기도 했다”며 “이혜영의 ‘헤다’와 ‘이영애의 헤다’를 각자의 캐릭터 색채가 다르다. 각자 다른 매력이 있기에 두 작품을 모두 보고 서로 다른 헤다를 비교해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헤다에는 정답이 없고, 정해진 색채가 없다”며 이영애의 헤다만의 매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이혜영이 연기하는 ‘헤다 가블러’는 6월 1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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