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우크라 협상에 불참…트럼프도 이스탄불 안 간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5.15 07:33  수정 2025.05.15 07:4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1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상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대표단 명단에서 빠져 양국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측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크렘렌궁은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러시아 대표단을 이스탄불 협상에 파견한다는 명령을 게재했다.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이 명령에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을 대표단 단장으로 돼 있다. 대표단장 역할을 맡은 메딘스키 보좌관이 수석 대표이다.


이어 미하일 갈루진 외무차관과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 이고르 코스튜코프 러시아군 참모총장 등이 포함됐다. 메딘스키 보좌관과 포민 차관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진행됐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에 러시아 대표단으로 참석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거부한 것은 볼로디미르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2년 자신과 협상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을 제정한 데다 지난해 5월에는 임기가 만료돼 적법성을 잃었다고 판단한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신과 협상할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는 얘기다.


이스탄불 평화협상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11일 직접 제안한 회담이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과 만나자며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협상 참석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3국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왔다.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으로 중동 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첫 방문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카타르로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그(푸틴)가 참석할지 모르겠다. 그가 나의 참석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건 가능한 일이다.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이름이 빠진 러시아 협상 대표단 명단이 발표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불참하기로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참석은 불발됐으나, 미국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키스 켈로그 특사를 이스탄불로 파견해 양국 간 종전을 위한 협상을 중재할 방침이다.


CNN방송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카타르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한 뒤 이날 튀르키예 안탈리아에 도착했다. 루비오 장관은 먼저 이곳에서 열리는 비공식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서방 동맹국들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및 방위비 증액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022년 2월 말 벨라루스 고멜에서 만난 것을 시작으로 3월 말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의 마지막 고위급 회담까지 모두 4차례 만났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부차 학살 사건 이후 강경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당시에도 메딘스키가 러시아 측 대표단을 이끌었으며, 러시아 외무·국방 부처 및 의회 인사들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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