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먹는 연기까지…생활밀착형 스릴러 '주차금지'의 섬뜩한 메시지 [D:현장]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5.13 17:47  수정 2025.05.13 17:48

사소한 갈등이 모여 참담한 사건이 일어난다.


ⓒ영화사 주단

13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주차금지'의 시사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손현우 감독과 배우 김뢰하, 류현경, 차선우가 참석했다.


'주차금지'는 주차로 시작된 사소한 시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으며 벌어지는 생활 밀착형 스릴러 영화다.


이날 손 감독은 "'주차금지'는 현실적으로 다가온 부분이 많아서 선택했다"며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굉장히 흥미로웠고, 기획 단계에서는 제작사 대표님께서 본인이 직접 겪으신 일이라고 하셔서 더 관심을 갖게 됐다. 주변에 많이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걸 공포스럽고 재미있게 찍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희의 시선으로 작품이 전개되는 만큼, 여성 관객이 공감할 만한 섬세한 연출이 인상깊었다. 손 감독은 "(배우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며 "특히 김뢰하 배우 같은 경우는 '사이코패스라면 이 배역을 할 수 없다'고 하셔서 그 부분에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나쁜 사람이든 좋은 사람이든 옳든 틀리든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명분이 필요하다'여서 명분이 있는 살인계획을 콘셉트로 만들어봤다"고 전했다.


이어 "이 영화가 생활밀착형 스릴러기 때문에 생활에서 주는 불편함을 담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영화 주제인 '주차' 뿐 아니라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뢰하는 "이전에 해왔던 역처럼 보여서 처음에는 못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만나서 '이런 부분은 같이 수정을 해보자'고 하시더라. 그래서 이 사람은 왜 그런 짓들을 하게끔 되었는지를 대놓고 표현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그런 생각은 가지고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류현경 또한 "연희는 잘못 보여지면 주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홧김에 이야기를 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연희는 이혼을 겪고, 경단녀에 계약직에 직장 상사 스트레스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는 인물이라 내면에 더 집중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액션 포인트도 다양했다. 김뢰하는 "차선우와 류현경 배우가 너무 잘 맞춰줘서 큰 노력없이 찍었다"며 "특히 현경 배우의 경우 주저함 없이 액션에 임하더라"고 칭찬했다.


류현경은 "뢰하 선배님과 선우는 워낙 액션을 잘한다. 그래서 옆에서 많이 배웠다. 감독님께서 굳이 흙칠을 꼭 해야한다고 하셔서 분장팀에서 먹을 수 있는 흙을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액션은 무술팀과 긴밀하게 상의를 많이 했는데, 즉석에서 싸움을 하는 느낌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현장감을 살리려고 했다. 뢰하 선배님께서 워낙 액션을 잘하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상대가 몸을 쓸 수 있게 잘 끌어주시더라"고 화답했다.


차선우는 "선배님 두분이 하신 것에 비하면 많이 편하게 액션신을 촬영했다. 주로 누워있었다"며 웃더니 "취미로 복싱을 해왔던 터라 도움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큰 규모의 영화는 아니지만, 연출진과 출연진 모두 진심을 담은 인사를 건넸다. 손 감독은 "별 것이 아닌 일이 별 게 될 때가 있다. 다들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뢰하 또한 "영화의 규모가 크지 않고 화려한 부분이 없더라도 우리 영화는 관계와 배려의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극장을 나설 때 '내가 말 한마디라도 주위 사람들에게 부드럽게 해야하지 않겠나', '나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지 않나' 이런 생각을 작게라도 하신다면 보람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21일 개봉.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