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선도지구 지정 앞둔 1기…3기, 실수요 관심에 흥행 조짐
2기만 ‘정체’…개발 호재 없고 서울 접근성 부족 ‘약점’
부동산시장 침체 속 수도권 신도시별 분위기가 온도차를 나타내고 있다.ⓒ뉴시스
부동산시장 침체 속 수도권 신도시별 분위기가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1기 신도시는 노후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논의가 점차 활발해지고 3기 신도시는 지난해부터 본청약이 본격화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반면 2기 신도시는 이렇다 할 움직임 없이 정체된 모습이다. 지역 개발사업은 제동이 걸리고 서울 접근성을 개선할 교통망 확충도 지지부진하다. 조기 대선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으나 새 정부 부동산 정책에 따른 수혜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9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각 지자체는 6월 중 2차 선도지구 지정 기준 및 사업 방식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모 방식으로 1차 선도지구를 정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지자체 여건에 맞게 공모 방식, 주민 입안·제안 방식 중에서 택할 수 있다.
앞서 1차 선정 이후 선도지구와 인근 단지들까지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이 들썩인 만큼 2차 역시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 사업 방식 발표를 앞두고 벌써부터 단지별 물밑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3기 신도시 공공분양은 흥행 조짐을 보인다. 올해 3기 신도시 본 청약 물량은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부천 대장, 남양주 왕숙 등 4개 지구, 7940가구 규모다.
당초 사전 청약 대비 분양가가 크게 뛰면서 외면하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았는데 수도권 공급 절벽 우려와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2월 고양 창릉 3개 블록(A4·S5·S6)에 대한 본 청약에는 사전 청약 당첨자의 73%가 접수했다. 이후 남은 물량 764가구에 대한 특별·일반공급에는 4만1337명이 몰리며 평균 54대 1의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추정 분양가 대비 15~20%가량 분양가가 올랐으나 여전히 인근 신축 대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선 교통 후 입주’ 대책으로 광역교통망 구축이 속도를 내고 민간 참여 공공분양으로 선호도 높은 브랜드 단지로 조성된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신도시별 표정 엇갈려…1·3기 ‘방긋’, 2기 ‘울상’
6월 중 1기 신도시 2차 선도지구 사업 방식 ‘윤곽’
3기 신도시, 올해 본청약 7940가구 공급 예정
주거 인프라 개선 지지부진…2기 신도시 ‘침체일로’
이달 하남교산 A2블록 ‘교산푸르지오더퍼스트’, 부천대장 A5·A6 ‘e편한세상대장퍼스티움’(신혼희망타운), 부천대장 A7·A8블록까지 상반기 물량을 모두 소화하면 하반기에는 남양주왕숙 본 청약이 대기하고 있다.
업계에선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 후보들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활성화, 주택공급 확대 공약을 내세우는 만큼 1·3기 신도시 사업은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반면 2기 신도시 표정은 밝지 않다. 아직 노후화가 심각하지 않아 재건축 이슈에서 제외되는 데다 여러 주거 인프라 개선도 더디게 진행되면서 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모습이다.
2기 신도시는 지난 2003년 노무현정부 당시 서울로 집중된 수요를 분산해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조성됐다. 수도권 10곳, 충청권 2곳 등 12곳이다.
양주, 파주, 김포, 검단, 평택, 동탄, 광교, 판교 등 2기 신도시 대부분이 서울로부터 30km 이상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다.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교통망 확충과 자족기능을 갖추도록 각종 개발사업 추진 및 기업 유치 등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그나마 추진되던 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일례로 비교적 강남 접근성을 갖춘 위례신도시는 위례신사선이 지난 2008년부터 추진됐으나 경제성을 이유로 2016년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사업이 엎어졌다. 정부와 서울시는 재예타에 나서기로 했으나 개통 시점을 가늠하긴 힘들다.
이에 집값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위례신도시 소재 ‘위례센트럴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1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시장 침체기 12억원대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 집값이 회복됐으나, 2022년 최고가(17억3000만원) 대비 1억원 빠진 금액이다.
다른 2기 신도시 분위기도 비슷하다. 김포신도시 대장주로 꼽히는 ‘한강메트로자이 2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초 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인 9억원 대비 2억2000만원 떨어졌다.
동탄신도시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65㎡는 지난달 12억500만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직전 거래가(12억5000만원) 대비 4500만원 하락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2기 신도시는 노후화가 심각한 1기 신도시나 이제 막 조성하는 3기 신도시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시설 노후화를 언급하기 이르고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시장의 관심을 받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통망 확충이 절실하지만 경제적 타당성 부분이 상당히 부족하고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가격 상승 여력이 부족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라며 “경기가 살아나고 각종 인프라가 구축되는 등 시장이 회복되려면 여러 요건이 필요한데 상당 기간 진통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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