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동>이 남긴 열매 ‘조민기 재발견’

입력 2009.03.11 09:32  수정

막장드라마 오명 속에서도 빛난 조민기 진가

연쇄적 캐릭터 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카리스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이 10일 방영된 최종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에덴의 동쪽>은 시청자들의 혹독한 비판에 시달린 데다, KBS <꽃보다 남자>의 열풍으로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평균 시청률 20%를 꾸준히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 속에 종영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에덴의 동쪽>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드라마다. ´막장드라마´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은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

연쇄적인 캐릭터 변화로 드라마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도 악역 신태환의 모습은 중심을 잡고 지탱하는 기둥과 같았다.


구태의연한 핏줄 논쟁과 현실과 동떨어진 슈퍼맨과 같은 주인공 캐릭터 등은 언론과 시청자들로 비판의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250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된 데다, 한류스타인 송승헌을 비롯해 스타급 출연진들로 가득 채워진 덕분에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던 만큼 비판은 더욱 매섭게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주연배우 이다해의 하차논란은 이 같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고, 송승헌이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자 네티즌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에덴의 동쪽>이 남긴 열매 ‘조민기의 재발견’

하지만 이 같은 드라마 내외적인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단편적인 평가에서 벗어나야 마땅한 인물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악의 화신´ 신태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조민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 속에서도 조민기의 연기에는 힘이 넘쳤고, 그의 눈빛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했다. 이는 <에덴의 동쪽>의 가장 큰 수확.

<에덴의 동쪽>은 사실 드라마 초반부터 종영하는 순간까지 밋밋한 복수에만 불을 지피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 또한, 송승헌이 맡은 이동철 캐릭터가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다른 캐릭터들이 뒷전으로 밀린 것은 물론, 배우들의 개성도 희석되면서 동력을 상실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동철 동생 이동욱이 갑작스럽게 탐욕스러운 악역으로 변하는 부분이나, 악역이던 신명훈이 자신의 죄를 모두 용서받고 선역으로 변하는 부분은 설득력이 부족했다. 그동안 보여준 캐릭터와 지나치게 엇나가면서 시청자들을 당황케 한 것.

하지만 연쇄적인 캐릭터 변화로 드라마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도 악역 신태환의 모습은 중심을 잡고 지탱하는 기둥과 같았다. 중반부를 넘어 절정으로 향하면서 인간적인 완전히 상실한 채 폐쇄적인 악인의 모습만 남았음에도, 이를 연기하는 조민기는 흔들림 없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한 신태환이라는 단편적인 악당이 입체적이고 능동적인 악역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조민기가 보여준 뛰어난 연기력 덕분이었다. 조민기는 분명 주연보다 빛난 조연임에 틀림없다.

드라마가 종영된 이후에도 많은 시청자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을 매끄럽게 소화해낸 연기자 조민기를 기억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조민기는 <에덴의 동쪽>에서 한류스타 송승헌을 능가할 만큼 시청자들 가슴에 깊이 뿌리내렸다.[데일리안 = 김기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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