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향상·환경 지속 가능성 확보 갈림길 놓인 ‘축산업’[축산업 혁신①]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5.03.10 07:00  수정 2025.03.10 07:00

우리나라 축산 생산성 주요국 대비 60% 수준

악취 민원 50% 이상 축산…환경 문제도 과제

“축산 혁신으로 생산, 환경 등 문제 돌파해야”

한우농가 방역 모습. ⓒ뉴시스

현재 축산업은 생산성 향상과 환경 지속 가능성 확보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비롯한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전염병 예방, 국제 곡물가 상승, 축산농가 노동력 부족 문제 등에 부딪히고 있다. 더욱이 축산 냄새 발생, 수질오염 토양 양분과잉 등 환경문제는 축산업 성장을 제약하며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정부도 축산업 생산성 향상과 환경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혁신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정책과 산업 전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축산TF는 ‘한우, 젖소, 한돈, 경축순환, 조사료 생산, 축산물 품질 차별화, 축산스마트팜 기술’ 7개 부분에서 혁신 사례를 선정한 바 있다. 기술·경영 혁신을 통해 생산비 절감, 품질 향상, 환경문제 등의 문제를 해결한 사례들을 중점적으로 발굴됐다. 데일리안은 7개 혁신 사례 현장을 직접 찾아 축산업이 놓인 현실,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축산물. ⓒ뉴시스
주요 선진국 대비 축산업 생산성 60% 수준…사회 용인수준도 악화


현재 축산업은 생산성 악화, 환경, 노동력 부족 등 문제에 놓여 있다. 사료, 조사료 등 생산비는 지속 상승하고 악취 등으로 축산업 사회적 책임은 강화되고 있다. 더욱이 농촌인구 감소 등으로 인력난까지 겪고 있는 실정이다.


어려움에 놓인 축산업에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선진국 대비 축산업 생산성이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혁신을 통해 생산비를 절감하고, 저탄소 환경친화적 축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10일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모돈당 연간 생산두수(PSY)는 주요 축산업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는 게 현실이다.


2022년 기준 양돈 최강국이라 불리는 덴마크와 네덜란드 PSY는 각각 34.1두, 32.5두다. 유럽연합(EU) 국가도 평균 30.2두에 달한다. 최대 돈육 수입국인 미국도 27.8로 조사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2.1두에 그친다. 덴마크와 비교하면 64.8% 수준이며, 미국과 비교해도 79.4%다. 어미돼지 1마리당 연간출하마릿수(MSY)도 우리나라는 18.8두에 그친다. 덴마크는 31.5두, 네덜란드 30.9두, 독일 29.6두, EU 평균 28.2두, 미국 25.3두다.


연돈 모돈 출하 도체중 합계(WSY)도 우리나라는 네덜란드의 3013kg의 55%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주요국 중 WSY가 가장 높은 곳은 네덜란드(3013kg)다. 이어 독일 2829kg, 덴마크 2731kg, EU 평균 2692kg, 미국 2403kg 순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네덜란드 절반 수준인 1654kg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5 국내 축산업 현황 보고서를 보면, 2023년 축산업 생산액은 24조2000억원이다. GDP 2243조원의 1.08%이며 농림업 생산액 61.5조원의 39.3%를 차지한다.


하지만 2023년 축산물 생산비는 송아지, 우유, 비육돈, 계란, 육계 등에서 증가했다. 일부 축산물 생산비가 증가한 배경으로는 사료비, 자가 노동비, 가축비 등 상승이 요인으로 꼽힌다.


송아지 생산비는 전년 대비 13.7% 증가했으며, 육계 생산비도 전년보다 9.1% 상승했다. 비육돈 생산비는 6.9%, 우유 생산비 4.6%, 계란 생산비 3.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우 비육우, 육우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송아지 구입비용(가축비) 하락으로 전년 대비 생산비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축산업에 대한 사회 용인수준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축산악취 등으로 축산업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악취 민원 2분의 1 이상이 축산악취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축산물. ⓒ뉴시스
“스마트축산업 전환 등 축산 혁신으로 위기 극복해야”


이같은 생산성 저하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스마트축산 등 혁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선창환 축산물품질평가원 처장은 농업전망 2025에서 “국내 축산업 대내외 여건을 보면 사료 등 생산비는 상승하고, 악취 및 가축질병 발생으로 축산업 사회적 책임은 강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한우 등 가격 급등락이 반복되고 자유무역협정(FTA) 등 관세 철폐로 축산물 수급 불안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축산문제를 해결하고 저탄소, 친환경 축산을 위해 인공지능(AI) 및 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축산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어업위에서도 축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축산TF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정책용역을 통해 대한민국 축산업 혁신 사례 7건을 선정한 바 있다. 혁신 사례는 올해에 성과확산을 위한 사례집 발간(2월) 및 배포(3월)를 추진하고 있다. 혁신 사례들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제도 및 정책 개선 방안도 발굴해 정책 제안할 예정이다.


농어업위는 혁신사례 발굴·홍보가 국내 축산농가와 업체가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축산환경개선을 위한 본회의 안건도 준비 중이다.


장태평 농어업위 위원장은 “축산업 혁신은 생산성, 환경 문제만 해결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인력 문제도 해결하고, 가공식품 개발 등으로 인한 식품 다양화까지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축산업 혁신이 경영, 기술, 수출 쪽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면, 이 영향력이 농업 전반에 미칠 것”이라며 “농업 전반에 미친 혁신 사례 영향은 식품산업 발전과 수출 경쟁력 향상으로까지 이어진다. 축산업 혁신은 농업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력을 미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데일리안과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공동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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