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벗어날까…‘대학로 대표 명작’ 줄줄이 컴백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02.19 08:38  수정 2025.02.19 08:38

스테디셀러 '라이어' '빨래' 등 오픈런 공연

스테디셀러부터 소극장 오픈런 공연까지 올해 대학로 대표 명작들이 줄줄이 돌아오면서 불황을 이어오던 대학로 공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파파프로덕션, 씨에이치수박

지난 1월 10일, 제작사 파파프로덕션은 상명아트홀 1관에 연극 ‘라이어’를 오픈런 개막했다. 작품은 영국의 극작가 겸 연출가 레이 쿠니의 대표작 ‘런 포 유어 와이프’(Run for Your Wife)를 바탕으로 제작된 연극으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60여개 나라에서 공연되며 인기를 얻었다.


국내에선 1988년 초연 이후 28년째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누적 관객 650만 명을 돌파하며 한국 연극사의 기록을 매일 갱신 중이다. 대학로 연극의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되는 이 작품은 코로나 이후 지방 투어, 군부대 투어를 진행해오다 올해 다시 대학로에 컴백하면서 한파를 맞은 대학로 오픈런 공연의 부흥을 이끌겠단 각오다.


‘라이어’와 함께 대학로 오픈런 공연을 이끌고 있는 뮤지컬 ‘빨래’도 올해 20주년을 맞아 재개막을 앞두고 있다. 2005년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초연 이후 약 130만 관객과 만난 한국 대표 창작 뮤지컬 ‘빨래’는 오는 3월 12일 인터파크 유니플렉스 2관에서 30차 프로덕션으로 다시 문을 연다. 작품은 꿈을 좇아 서울로 상경한 주인공 나영과 몽골 청년 솔롱고를 중심으로 고단한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하루를 살아내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공감과 위로를 안긴다.


불황이 절정에 달했던 코로나 시기 대학로에서 흥행을 이끈 뮤지컬 ‘긴긴밤’도 3월 인터파크 서경스퀘어 스콘 2관에서 앵콜 공연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작품은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함께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낸다.


뮤지컬 '긴긴밤' ⓒ라이브러리컴퍼니

‘긴긴밤’은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작가 루리의 동명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2021년 2월 출간 이후 3년 동안 50만부 이상 팔렸고, 뮤지컬 역시 초연 당시 인터파크 티켓 평점 9.9점을 기록하며 꾸준한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과 작품상(400석 미만)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프랑스 시인 아르튀르 랭보와 ‘시인의 왕’이라 불린 폴 베를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랭보’도 대학로의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 중 하나다. 두 시인의 시를 주요 넘버로 풀어낸 이 작품은 2018년 초연 이후 단 43일 만에 중국으로 해외 진출을 이뤄냈고, 2019년에는 중국 라이선스 공연과 국내 공연을 동시에 성사시키며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022년에는 ‘긴긴밤’과 마찬가지로 팬데믹 상황에서도 96% 이상의 유료 점유율을 기록했다. ‘랭보’는 오는 19일부터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을 시작한다.


2024년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로 기준 공연건수는 1252건, 티켓판매액은 982억9168만1647원을 기록했다. 전년(2023년) 대비 각각 2.9%, 4.9% 상승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회복세를 띄곤 있지만 업계에서 대학로 시장을 ‘불황’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는 일부 대극장 규모의 공연에서 매체를 통해 인지도를 쌓은 배우를 섭외하면서 특정 공연에 한해 티켓예매수와 티켓판매액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결과에서 나온 결과라는 의미다.


다만 한 소극장 관계자는 “그간 대학로를 이끌었던 스테디셀러로 꼽힌 공연들이 다수 컴백하고 한동안 뜸했던 오픈런 공연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는 듯 보인다”면서 “뿐만 아니라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인기 원작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 매체 인지도를 바탕으로 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 등이 고루 대학로에서 공연되면서 양적, 질적 성장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성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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