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상각 폭증…OK·상상인 1000억 넘겨
PF 사업성 평가 강화하자 부실채권 급증
서울의 한 저축은행 앞으로 지나가는 시민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들이 손실 처리한 부실대출이 올해 들어서만 1조1000억원에 달하며 1년 새 2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가 이어지면서 리스크 비용이 계속 몸집을 불리는 모양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대손상각액은 1조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3% 늘었다.
대손상각은 금융사가 대출을 내줬지만 이를 돌려받지 못할 때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이다. 대손상각액은 금융사가 부실채권 비중을 낮춰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지만, 비용으로 인식되는만큼 충당금의 규모가 커져 당기 손실액이 늘어날 수 있다.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대손상각액이 가장 많은 곳은 OK저축은행으로 대손상각액이 236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62.9% 증가한 수준이다. OK저축은행의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은 1조2450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부실채권을 갖고 있다. 이에 대손상각 등 선제적으로 부실 대출 정리 작업에 나선 모양새다.
대주주 지분 강제 매각 처분을 받은 상상인저축은행에서도 3분기까지 1141억원의 대손상각이 이뤄졌다.
이어 ▲웰컴저축은행(700억원) ▲상상인플러스(513억원) ▲페퍼저축은행(443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443억원) ▲바로저축은행(403억원) ▲솔브레인저축은행(366억원) ▲SBI저축은행(255억원) ▲동양저축은행(255억원)이 뒤를 이었다.
당분간 저축은행에서는 자산건전성 개선 일환으로 대손상각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로 차주들의 대출 연체율이 늘어나는 한편, 부동산PF 사업성 재평가로 부실채권이 늘어나며 건전성 지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6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하면서 기존 평가 등급을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했다. 평가 결과 유의(C)·부실 우려(D) 등급을 받은 사업장이 늘면서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채권이 증가하고 있다. C,D 등급을 받은 사업장은 재구조화 및 자율 매각, 사업장 상각이나 경·공매를 통한 매각에 나서야 한다.
이에 저축은행들도 부실 PF 사업장 정리에 나서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지 못하면서 경·공매에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업계는 대손충당금 선제 적립 효과로 3분기 ‘깜짝 흑자’를 거뒀지만, 건전성 관리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하가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저축은행 대출영업 확대와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지만, 그 전에 부실채권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며 "부실사업장 경공매와 부실채권 투자전문회사 등 매각 채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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