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이사회의 조 행장 교체 결정에
'부당 대출' 사건 피의자 전환 영향 큰 듯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교체될 전망이다. 조 행장은 우리은행의 실적을 견인하는 등 능력에 있어서는 고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잇따라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못하게 된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본사에서 정례 이사회를 열고 차기 행장을 전격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올 상반기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 사고가 알려지면서 조 행장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검찰은 최근 조 행장이 부당대출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올해 들어서도 지난 6월 경남 지역 영업점 100억원대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7월 55억원 규모의 오피스텔 분양대금 대출 사고 등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최근에는 지난 3월 25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공시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업계에서는 조 행장의 연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조 행장이 올해 들어 우리금융의 실적을 끌어올리긴 했지만 부당대출 사건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6591억원을 거두면서 세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초과 달성했다.
금융당국마저도 우리금융 임원들에게 책임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나달 29일 임원회의에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이 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외형확장 중심의 경영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발언했다.
일각에서는 이 원장이 사실상 조 행장의 연임 반대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10일 열린 국회 정무회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복현 금감원장과 우리금융의 관계 회복이 가능한 상태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당초 진행돼야 할 행장 선임 과정 자체도 제동이 걸린 상태였다.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르면 임기 만료 한 달 전에는 최종 행장 후보자 추천이 완료돼야 했지만, 임기를 한 달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도 우리금융이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롱리스트)을 공개하지 않아 조 행장의 거취에 대한 물음은 제기된 상태였다.
조 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이사회는 다음 주쯤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은행장 후보자를 추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차기 행장 후보로는 우리금융의 주요 계열사 대표 및 부사장급 임원, 일부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후보군에 오른 인사들을 대상으로는 최근 면접을 준비하라는 통보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조 행장의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이날 열린 우리은행 이사회에선 조 행장이 스스로 거취에 대해 밝힌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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