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다수결 원칙? 사학법 장외투쟁 왜 했나”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입력 2009.01.05 15: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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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땐 ‘친노 직계’, 이번엔 ‘MB 직계’ 닮은 꼴” 비판

이상돈 중대 교수는 5일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다수결’은 만능이 아니며 법은 ‘정의’에 부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자료사진)
보수 성향의 논객 중앙대 법대 이상돈 교수가 이번에는 ‘다수결 원칙’과 ‘법치’에 대해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5일 홈페이지에 <다수결과 법치주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다수결’은 만능이 아니며 법은 ‘정의’에 부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무현 전 정부의 사학법 개정을 예로 들며 ‘친이 직계’ 의원들을 꼬집었다.

이 교수는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기초이고 다수결로 채택된 법률이 사회를 지배하는 현상을 흔히 ‘법치주의’라고 부른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해석은 반 정도만 맞는 말”이라고 밝혔다. 다수결이 만능이라면 성문 헌법은 존재할 필요가 없고 실제 우리 헌법은 다수결을 견제하는 장치를 많이 심어 놓았다는 것.

이 교수는 그 예로 대통령은 국회가 다수결로 통과시킨 법안을 거부할 수 있고, 대통령이 서명한 법률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무효로 판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미국을 실례로 들며 “한 정당이 상원에서 60석을 차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무슨 안건이건 간에 다수당은 소수당과 협의를 하고 절충하기 마련”이라면서 “별다른 토론도 여론 청취도 없이 법률안을 무더기로 통과시키려는 시도는 그 자체가 민의를 수렴하라고 만들어 놓은 대의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치주의’와 관련해서도 이 교수는 “만일에 모든 법이 정당하다면 ‘악법’이란 단어는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법률을 집행하면 ‘합법’이요 법률을 위반하면 ‘불법’이라는 논리는 허울좋은 ‘형식적 법치주의’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원칙과 절차는 안중에도 없었던 정치인이 별안간 ‘법치’를 강조할 경우 설득력이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특히 이 교수는 사학법 개정을 비유하며 “노무현 정부 시절,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다수결로 사학법 개정을 밀어 붙여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면서 “한나라당은 이 법안의 상정을 실력으로 저지하려 했으나 ‘전투력’이 부족해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한나라당 의원 중엔 몇백 만원짜리 수입양복을 입은 경우가 있어 몸싸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는 후문도 전했다.

이 교수는 “사학법 개정안이 통과되던 날 청와대는 감격의 축배를 들었지만 엄청난 역풍을 초래했다”면서 “박근혜 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추운 겨울에 사학법 무효화를 주장하는 장외투쟁에 나섰고, 많은 시민들이 그들을 따듯하게 응원했다”고 밝혔다. 자신도 개정된 사학법의 부당성을 알리는 글을 많이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학법 개정은 보수세력을 응집시켜 노무현 정권의 쇠락을 가져오는 계기를 조성했다”며 “‘다수결의 힘’에 마취된 열린우리당이 하수(낮은 수)를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그런 사학법 파동이 불과 얼마 전의 일인데 한나라당은 그 교훈을 완전히 잊은 것 같다”며 “사학법 개정에는 ‘친노 직계’라고 불리던 의원들이 앞장섰는데, 이번에 사이버 모욕법, 불법시위 집단소송법, 방송겸업법 등 쟁점법안 통과에는 ‘MB 직계’라고 불리는 의원들이 앞장서 닮은꼴도 이런 닮은꼴이 없다”고 비꼬았다.

이 교수는 “좋은 대학을 나와서 어려운 사법시험을 합격한 법률가 출신 의원들이 ‘국회는 다수결로 움직여야 한다’는 수준의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한나라당의 형편”이라며 “다수결이 그렇게 중요한 원칙이라면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는 장외투쟁은 왜 했다는 말인가”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민주당의 국회의사당 점거는 물론 잘못된 처사”라면서도 “과연 집권여당이 쟁점법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쳤는지 알 수 없다”고 한나라당을 질타했다. 이 교수는 “쟁점 법안은 내용의 당·부당을 떠나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입법은 토목공사가 아니며, 국정은 건설업이 아니다”고 말을 맺었다. [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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