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각방 쓰는데…친구 해줘" 새내기 女직원만 노린 시청 공무원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02.14 16:17  수정 2024.02.14 16:18

전북 익산시청의 한 남성 공무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새내기 여성 공무원들에게 불쾌한 신체 접촉과 음주 강요 등의 부적절한 행동을 일삼고 장기간 사적 만남을 요구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14일 익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공무원노동조합 한 게시판에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익명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판은 공무원 노조에 몸담은 조합원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성자는 "오랜 기간 소리 내지 못해 부끄러웠던 일을 용기 내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며 "저에게는 수년 전 일이었지만, 아직도 그의 이름을 들으면 덜컥 겁부터 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상사)의 표적은 주로 당시 저처럼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여직원"이라며 "처음엔 메신저로 '나는 ∼이다. 힘들지는 않냐?'면서 접근을 시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너희 동기들을 제치고 승진하려면, 그리고 국장까지 가려면 나 같은 멘토를 잡아야 한다'면서 가스라이팅을 시작한다"며 "어렵고 낯선 직장생활에서 솔깃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고 하소연했다.


그 상사는 점점 늦은 밤 전화하는 것은 물론 듣기에 불쾌한 가십거리, 불쾌한 신체 터치, 술 강요는 물론이고 '영화 친구가 돼 달라' '집에 아픈 아이가 있어서 각방 쓴다(?)'는 등의 발언도 했다는 것.


작성자는 "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를 거절하면 '앞으로 공직 생활에 본인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협박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뜨끔하신 분이 한 분 계실 것"이라며 "더는 여직원들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 말아달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창훈 익산시 공무원 노조위(상사)원장은 "우리 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부끄러울 따름이며, 조직원의 일탈로 고통받는 직원분께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며 구체적 제보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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