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기관 다른데 유지보수는 코레일만”…정부, 철산법 개정 추진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3.12.14 17:24  수정 2023.12.14 17:25

철도 시설관리 파편화, 철도사고 야기·효율성 저해

정부 “국회·노조 설득할 것”…19일 개정안 상정되나

“운영기관·노선 늘어나면서 코레일 부담 커져…안전문제 직결”

철도 시설관리 파편화가 철도 탈선 등 사고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산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코레일

철도 시설관리 파편화가 철도 탈선 등 사고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산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는 철산법 개정안이 오는 19일 예정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될 수 있도록 철도노조와 국회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철산법 개정안 코레일이 독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철산법 제38조에서 ‘철도시설 유지보수 시행 업무는 철도공사(코레일)에 위탁한다’는 단서조항이 달려 국가철도공단이 철도를 건설하더라도 유지보수는 코레일에서 독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에 해당 단서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지난 1년간 국회에 잠들어 있는 상태다.


국토부는 철도사고 등 안전상의 문제와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처음 단서조항이 마련될 때는 코레일이 대부분의 노선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최근 철도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면서 새로운 운영기관이 등장하고 있는데도 유지보수 업무를 코레일이 수행하고 있어 안전성과 효율성이 저해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개통한 진접선과 수서고속선의 운영기관은 각각 서울교통공사와 SR인데, 유지보수는 코레일이 맡아서 하고 있다. 내년 개통을 앞둔 GTX-A 운영기관도 SG레일이지만 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유지보수는 코레일이 해야 한다.


특히 국토부가 보스톤컨설팅그룹에 발주한 ‘철도안전체계 심층진단 및 개선방안’ 용역 결과에 따르면 열차 탈선사고 등 철도 사고 발생의 한 요인으로도 철도 시설관리의 파편화가 지적됐다.


철도 건설과 개량은 철도공단이 하고 유지보수는 코레일이 하는 등 안전관리 책임이 파편화돼 업무 일관성이 부족하고 시스템 적기 개선이 어려우며 사고 시 책임 공방으로 원인 해결이 곤란하다는 것이다.


현 철산법은 코레일이 유지보수를 독점수행하도록 해 시설관리를 파편화하고 안전지대 사각지대를 생성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러한 컨설팅을 토대로 국토부는 국회에 코레일이 운영하는 구간은 코레일이, 그 외 구간은 해당 운영기관 등이 유지보수를 수행토록 시행령에 규정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코레일이 운영하는 구간 외 노선은 해당 운영기관이나 철도공단 등이 유지보수를 맡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산법 제38조의 단서조항이 없어지면 시행령에서 국토부 장관이 유지보수를 맡을 기관을 정해야 한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구간은 코레일이 유지보수를 하되 나머지 구간은 국토부 장관이 별도로 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시행령으로 코레일이 운영하지 않는 구간에 대해서는 시설 유지보수에 대한 안전성과 효율성을 국토부가 검토해 가장 적합한 기관으로 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이 발의된 지 1년이 다됐는데, 법 개정은 국회 의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큰 규모의 철도 산업이 있는 곳에서 특정 운영기관이 유지보수를 독점하고 있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SR 등 운영기관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각자 운영 스케줄에 맞춰 효율적으로 유지보수를 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선도 점점 늘어나다 보면 코레일에서 유지보수를 다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며 “다른 운영기관의 구간까지 담당하다 보면 관리도 쉽지 않고 결국 안전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컨설팅 결과에 따라 우선 코레일의 조직혁신을 추진할 방침이다. 코레일에서 관제·유지보수를 총괄하는 안전부사장을 신설하고 관제의 중앙 집중화, 유지보수 업무의 첨단화에 나선다.


안전관리를 위해 ▲여객열차 충돌·탈선 ▲철도 종사자 사상 ▲장시간 운행 지연(고속철 40분) 등이 직전 3년 평균의 1.3배 이하가 되도록 유지관리에도 힘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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