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가 육아, 연예인 상담에 이어 이번에는 알코올 중독자들을 치유하기 위해 나섰다. ‘결혼지옥’의 제작진과 오 박사가 뭉쳐 ‘알콜지옥’을 론칭한 것이다.
MBC 교양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알콜지옥’(이하 ‘알콜지옥’)은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의 제작진과 오 박사가 신청된 사연 중 1/3이 알코올 문제인 것에 착안해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7박 8일간의 금주 서바이벌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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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의 첫 외에서는 금주 지옥 캠프 그 대장정의 시작이 포착됐다. 우선 800여 명의 사연 신청자 가운데 최종 선발된 10인의 일반인 출연자들의 면면을 파헤치는 것으로 첫 회가 장식됐다.
술 때문에 무단결근을 한 적이 많았다는 음주 2년 차 이재은 씨는 결국 현재 일을 쉬고 있다는 사연을 전했으며, 녹화 전 술을 이미 마시고 왔다는 음주 17년 차 한윤성 씨의 이야기도 담겼다. 술 때문에 일상을 읽어버린 출연자들의 사연을 디테일하게 전하면서 빌드업을 시작한 셈이다.
다만 사연 위주의 전개는 물론,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술을 제공하며 지나치게 자극적인 전개를 유도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캠프 첫째 날에는 출연자들의 금주 의지를 테스트하겠다며 최후의 만찬을 마련, 결국 출연자들이 20분도 채우지 못하고 음주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미 알코올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출연한 출연자들에게 ‘굳이 필요한 테스트였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예상대로 모든 출연자들이 전원 음주를 시작했고, 결국 한윤성 씨가 만취해 촬영장 밖으로 나갔다가 넘어지는 모습이 담기는 등 위험해 보이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장면이었을지는 모르지만, 시청자들이 시청하기에 다소 아슬아슬해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결혼지옥’에서 보여줬던 문제를 반복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이어졌다. ‘결혼지옥’이 당초 위기의 일반인 부부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해답을 함께 도모하는 프로그램이었으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사연의 나열로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유발하고 했던 것. 앞서 한 재혼 부부의 사연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재혼 남편이 의붓딸의 엉덩이를 ‘주사놀이’라며 찌르는 등 아이의 거부에도 스킨십을 시도하는 장면이 담겨 아동학대 논란을 야기한 적도 있었다. 결국 갈등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불쾌감을 유발하거나, 나아가 출연자를 논란의 대상으로 만들었는데 ‘알콜지옥’의 첫 회 전개 또한 자극적이라는 느낌을 준 것이다.
오 박사는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이하 ‘금쪽같은 내새끼’)를 통해 ‘국민 멘토’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아이의 마음을 깊이 있게 헤아려주는 과정에서 젊은 층이 ‘내가 위로를 받는 것 같다’는 호평을 보내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후 연예인들을 상담하는 ‘금쪽 상담소’에 이어, 위기의 부부를 상담하는 ‘결혼지옥’까지. 육아 외 여러 분야들을 담당하게 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대도 다소 줄었다. 특히 사연 속 자극적인 내용들만 이슈몰이를 하거나, 앞선 사례처럼 출연자들의 논란이 부각되는 흐름 속 오 박사에 대한 신뢰도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다만 ‘알콜지옥’의 소형준 PD는 이것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첫 회에서 음주 테스트를 다룬 이유에 대해 "이들의 평소 음주 습관이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지 않으면 이들이 합숙기간 동안 얼마나 술때문에 어려워하는지, 왜 술에 의지하고 살 수 밖에 없었는지(대인기피, 불안감 해소 등)가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을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비포가 있어야 에프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의 현재가 사실적으로 묘사되지 않으면 저희 프로그램을 통해서 변화될 이들의 모습 또한 임팩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두 달간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도 이들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채 합숙과정을 지켜본다면 몰입이 안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알코올 중독에 대한 진단을 하는데 있어서도 오 박사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다. 물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라면 알코올 사용장애를 당연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부분에 이 영역의 전문의이신 세 분의 교수님을 모셨다"고 전문성에 대해서 강조하는 한편, 시청자들의 시선을 대신하는 역할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소 PD는 "지금까지는 오 박사님이 진단부터 문제점 그 문제점의 원인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되는지 이런 것들을 직접 설명하고 솔루션을 드렸다면, 이번에는 세 선생님께 오 박사님께서 인터뷰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그분들께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부분 그리고 일반인들이 꼭 알아야하는 그런 부분에 대한 질문을 드린다"면서 "그 분들의 답변을 듣고 오박사님이 객관적으로 해결 솔루션을 주는 주체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이제 시청자들의 대변인으로서 시청자분들 대중들이 궁금해하는 부분 대중들이 놓치고 가면 안 되는 부분에 대한 질문과 화두를 좀 대신 던지고 그분들의 답변을 듣는 그런 역할을 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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