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50%↑…추가 하락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
현 발행 상품, H지수가 4200대만 유지해도 수익권
중국 베이징 소재 한 증권사 객장에서 한 남성이 대형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자료사진)ⓒ베이징=AP/뉴시스
지난 3개월 동안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에 1조원이 훌쩍 넘는 자금이 몰렸다. 최근 해당 지수 관련 ELS의 대규모 손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양상이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3개월(지난 8월28일~11월27일)간 증권사들이 발행한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1조4060억원 어치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의 9301억원 대비 약 50% 가량 늘어난 것이다.
최근 홍콩 H지수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난 가운데 추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반등을 노린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결과다.
ELS는 주가지수나 개별종목 등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한 범위를 유지하면 약정된 수익을 제공하는 파생상품이다. 통상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일정 가격을 밑돌지 않으면 정해진 수익을 주고 조기 상환된다. 다만 기초자산 가격이 약정한 수준을 밑돌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현재 지난 2021년 이후 홍콩 H지수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해당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들이 대규모 손실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홍콩 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7일 1만2260.03을 기록했으나 이후 내리막을 나타내면서 지난 27일 장중 6000선이 붕괴되며 5965.36을 나타내기도 했다. 홍콩 H지수가 5000선까지 하락한 건 지난 2006년 이후 약 17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판매한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홍콩H지수 ELS 규모는 8조4000억원으로 40%에 해당하는 3조원 수준이 손실구간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들에서도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5∼6곳에서 판매가 돼 내년 상반기에 만기를 맞는 금액이 약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의 홍콩H지수 관련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리스크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동안 홍콩 H지수가 그동안 크게 하락한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작고 반등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7일 발행된 한국투자증권의 ‘TRUE ESL 16629회’도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유로스톡스50지수와 함께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어서 주목된다.
해당 ELS 3년 만기로 6개월마다 사전에 약속한 조건에 충족하면 세전 연 8%의 수익을 돌려준다. 만기 전까지 기초자산이 상품 발행 당시 기준의 70%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수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홍콩 H지수가 4200선 아래로만 내려가지 않으면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자금투입을 개시하고 기업들도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홍콩 H지수의 하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향후 홍콩 H지수의 내년 예상 밴드를 5500~7500선으로 제시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식시장은 상반기 중 정부 부양정책의 축적과 부동산 지표 악화가 일부 완화되면서 완만한 경기 회복과 지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부진한 경기모멘텀, 미·중 갈등 불확실성 확대 등을 이유로 반등 모멘텀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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