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리마스터’ 홍보 영상
"남성 혐오적 표현 있어" 주장 나와 논란
콘텐츠 속 찰나의 순간이라도 혐오 표현이 담기는 것은 옳지 않다. 성별 또는 인종 등에 대한 섬세한 표현이 요구되는 요즘, 콘텐츠 속 일부 표현을 둘러싸고 갑론을박도 빈번하게 벌어진다. 그러나 다소 과열된 분위기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앞서 배우 박보영이 웹예능 ‘핑계고’에 출연해 유재석, 조세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 가운데, 훈훈했던 방송 분위기와 사뭇 다른 반응들이 이어졌다. 해당 콘텐츠에서 박보영이 조카와 에버랜드를 가면서 유모차를 몰았던 일화를 전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막에는 ‘유모차’ 대신 ‘유아차’라고 표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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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이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이는 유모차라는 단어에 성차별적 의식이 담겨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해당 단어는 지난 2018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성평등 언어 사전’을 발표하면서 사용 사례가 늘었다. 당시 재단은 “아빠도 유모차를 끌 수 있다”며 유아가 중심이 되는 ‘유아차’를 법령에서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었다. 국립국어원 또한 두 단어 모두 표준어로 인정이 되지만, 유모차를 유아차나 아기차로 순화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되도록 유아차나 아기차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권장되기는 한다는 내용의 답변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이 “왜 굳이 말과 다른 자막을 쓰는 것이냐”, “제작진 중 페미니스트가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비난하며 이것이 논란으로 확산됐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 뜨거운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해당 콘텐츠에는 악플이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 26일 오후에는 게임 관련 홍보 영상 속 캐릭터의 순간적인 동작이 문제가 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만든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에서 해당 캐릭터가 엄지와 집게 손가락을 모은 동작을 취했는데, 이를 두고 ‘남성혐오적 표현’이라는 지적이 쏟아진 것이다. 이는 일부 네티즌들이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비하하는 남성 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하는 동작인데, 찰나의 장면이 캡처돼 온라인상에서 확산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넥슨 메이플스토리는 26일 게시판을 통해 “현재 커뮤니티에 엔젤릭버스터 홍보물과 관련한 논란이 발생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많은 용사(메이플스토리 이용자)님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해당 홍보물은 더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최대한 빠르게 논란이 된 부분들을 상세히 조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사과했으며, 스튜디오 뿌리 측은 “동작과 동작 사이에 이어지는 것으로 들어간 것이지 의도하고 넣은 동작은 아니”라며 “해당 스태프는 키 프레임을 작업하는 원화 애니메이터로서 모든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나 이러한 동작 하나하나를 컨트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물론 혐오 표현이 콘텐츠 내에서 찰나의 순간이라도 포착이 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성인지 감수성을 둘러싼 여러 논쟁들이 창작자들의 더욱 치열한 고민을 요구하고, 콘텐츠 표현에 대한 수준을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권장 단어를 활용한 것을 문제 삼으며 ‘남성 혐오’ 낙인을 찍는가 하면, 해당 업체에 소속된 한 애니메이터가 작성한 SNS 게시글까지 일부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는 등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다는 걱정 어린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콘텐츠를 둘러싼 건강한 논쟁이라고 볼 수 있을까. ‘혐오를 지양한다’는 것을 빌미로 편견 어린 낙인을 찍으며 또 다른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콘텐츠를 둘러싼 일부 논란들에 우려가 이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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