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갑 '사과'에 울고 웃고…LG이노텍 실적 명암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3.11.13 11:45  수정 2023.11.13 11:46

전체 매출 80% 담당 광학솔루션 …애플 판매 기조에 따라 '희비'

기판 소재·전장 부품 R&D 및 투자 지속…非애플향 늘리는 게 관건

아이폰15 프로 라인업.ⓒ애플

LG이노텍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 영향이다. LG이노텍 매출 대부분은 애플에 납품하는 카메라모듈에서 발생한다.


기판소재, 전장부품 등으로 사업 다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애플의 판매 기조에 따라 실적이 연동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13일 LG이노텍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3분기(1~9월) 전체 매출에서 광학솔루션 사업부 비중은 80.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79.2%와 견줘 1.5%p 늘어난 수치다. 다른 사업부인 기판소재 사업부, 전장부품 사업부 매출 비중이 각각 7.6%, 9.1%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광학솔루션 사업부에서는 모바일 카메라모듈, 차량 카메라모듈, 3D 센싱모듈 등을 생산하는 데 카메라모듈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 2분기부터 2분기 연속 80%를 웃돌았다. 이 카메라모듈 대부분은 애플에 공급하기 때문에 이 회사의 생산·판매 정책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결정된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광학솔루션 사업은 IT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고객사 신모델 부품 공급 확대 시기가 3분기에서 4분기로 조정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3분기 누계 전사 영업이익은 34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68.5% 감소했다. 매출 80%가 광학솔루션에서 나오는 만큼 이 사업부의 이익 감소가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동률도 지난해 보다 부진했다. 3분기 누계 광학솔루션 사업부 평균가동률은 43.5%로 전년 동기 53.4%와 견줘 9.9%p 줄었다. 지난해 보다 생산능력은 늘었지만 실제 생산실적은 비슷했기 때문이다.


4분기는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효과에 힘입어 그간의 부진을 씻고 뚜렷한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미국, 서유럽, 인도 등의 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전사 영업이익이 53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중국 내 아이폰 판매 부진, 프로맥스 제외 모델 판매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사 영업이익이 496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증권사들의 4분기 예상은 엇갈리지만,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 수준에 미달할 것이라는 전망은 동일하다. 에프엔가이드의 4분기 예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302억원이며 이를 반영한 연간 영업이익은 8802억원으로, 작년(1조2718억원)의 69%에 그친다.


LG이노텍의 연말 실적에는 최대 고객사의 판매 정책 뿐 아니라 원재료 가격 상승분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광학솔루션 사업의 주요 원재료인 이미지 센서의 지난해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42.1% 상승했는데 올해 평균 가격은 작년 보다 17.8% 올랐다. 애플이 아이폰 15시리즈 가격을 동결하기로 하면서 늘어난 원가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다. 만일 원재료 상승분을 고객사와 같이 분담한다면 다행이나, LG이노텍 혼자만 끌어안게 되면 고스란히 부담으로 이어진다.


앞서 LG이노텍은 3분기 부채비율(159%)이 전분기 보다 29%p 늘어난 이유로 "고객 수요 대응을 위한 원재료 매입 증가"라고 밝힌 바 있다. 순차입금비율은 12%p 증가한 46%다.


LG이노텍의 ‘고배율 광학식 연속줌 카메라모듈’ⓒLG이노텍

높은 애플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LG이노텍은 기판소재와 전장부품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도체기판과 모터/센서, 차량통신 등을 담당하는 이들 사업부는 전체 매출 비중은 적지만 60% 이상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1~9월 기판소재에는 2179억원을, 전장부품에는 476억원의 설비투자를 진행하는 등 사업 확대를 추진중이다. 특히 삼성전기에 이어 뛰어든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이하 FC-BGA) 기판 라인은 올 4분기 가동 예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C-BGA는 반도체칩을 메인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으로, PC, 서버, 네트워크 등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쓰인다. 후지 키메라 종합 연구소는 글로벌 FC-BGA 기판 시장 규모가 2022년 80억 달러(9조8800억원)에서 2030년 164억 달러(20조2540억원)으로 연평균 9%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수록 LG이노텍 실적과 직결될 전망이다.


전장부품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LG이노텍은 자율주행용 2세대 5G-V2X 통신모듈 개발 등 5건의 기술 성과를 이뤘다. 5G-V2X 통신모듈은 기존 대비 차량과 사물간(V2X) 원거리 데이터 송수신 속도를 4배 이상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 GM향 BEV3 3.6kW DC-DC 컨버터와 JLR향mHEV DC-DC 등을 개발하는 등 차세대 전기차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LG이노텍의 사업 다각화 노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FC-BGA에서는 안정된 수율은 물론 고객사 확보가 필수적이다. 전장부품에서도 선행기술이 신규 차량 프로젝트에 투입될 수 있도록 고객사와의 협업을 늘려나가는 것이 요구된다.


메리츠증권은 "아이폰 이상의 무언가가 LG이노텍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재 LG이노텍 매출 내 고객사의 높은 점유율을 감안했을때, 긴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했다. 키움증권은 "내년 광학솔루션은 폴디드줌 채용 모델 증가, 4800만 화소 카메라 확대 적용 등을 바탕으로 ASP(평균판매단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자율주행 카메라의 성장세가 재차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이노텍 3분기 실적ⓒLG이노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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