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고꾸라진 카드사, 상생금융 부담에 '눈치'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3.11.13 10:58  수정 2023.11.13 11:39

업황 악화 속 추가 지원 요구 '이중고'

사흘 후 금융그룹 간담회 '예의주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7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소상공인 함께 성장 솔루션' 론칭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권 이자 장사 비판 후폭풍이 2금융권으로 확산되면서 카드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금융그룹 회장단이 당국과의 간담회를 앞둔 가운데 보험업계도 상생금융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도 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고금리 리스크 등으로 최근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 치고 있는 와중 정부의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점에서 카드업계가 느낄 부담감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상생금융이 2금융권인 카드사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상생금융은 앞서 윤 대통령이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은행권을 향해 “소상공인이 은행의 종노릇을 하고 있다” 등 작심비판을 하면서 비롯됐다.


금융당국도 금융권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6일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금융권의 참여를 주문한 바 있다.


이같은 불호령에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그룹들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추가 상생금융 확대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구체적인 내용 등은 오는 16일 예정된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 간 간담회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자영업자 30만명을 대상으로 ▲11만명 개인사업자 대출 대상 이자 캐시백(665억원) ▲금융취약 자영업자 대상 에너지 생활비 지원(300억원) ▲신규 가맹 소상공인 대상 통신비 지원(20억원) ▲개인사업자 대출 고객 일부 컨설팅 비용 지원(15억원)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기존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에 추가해 1050억원 규모를 지원키로 했다. 신한은행이 중소법인 대상으로 시행하던 상생금융 지원프로그램 지원 기간을 1년 연장하고, 지원 대상을 자영업자까지 확대하는데 610억원을 지원한다. 여기에 소상공인·청년 금융부담 완화 부문에 440억원도 새로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최근 임종룡 회장 주재로 전 계열사 대표가 모여 상생금융 긴급대책회의를 진행했다.


보험사들도 상생금융안 마련에 나섰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의 인하 필요성에 함께하며 이달 중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드사들도 상생금융 압박을 크게 느끼고 있다. 업계는 지난 7월 이미 2조원 규모를 내놓은 바 있어 2차 상생금융 지원은 그야말로 생존과 직결된다고 입을 모은다. 비교적 호실적을 거둔 은행과 보험업계와 달리 카드사들은 실적악화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고, 조달금리가 올라 연체율 관리 등 리스크가 커진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근 실적 발표를 마친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의 성적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악화됐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감소했고, 국민카드 역시 22.7% 줄었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도 각각 23.1%, 34.1% 급감했다. 그나마 삼성카드가 0.8% 줄어드는 선에서 선방했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추가 지원이 아닌, 상생 프로그램 기한을 연장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는 올해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었던 기존 상생 프로그램 기한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신한카드는 신한은행의 추가 지원 발표 후 기존 상생금융 지원안의 진행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업황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카드사들의 어려운 상황”이며 “다만 정부 기조를 외면할 수 없고 카드사에 돈을 빌리는 중·저신용자임을 감안해 카드론 및 리볼빙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이나 무이자 할부 연장 등을 고려하게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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