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상품, 하나의 관행으로 자리 매김
기업 경쟁력 갉아먹고 연구개발 동기 사라져
세계인의 음식으로 우뚝서려면 플러스 알파 필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빙그레 '꽃게랑'이 진열돼 있다.ⓒ뉴시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명언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듯 기존의 것을 재가공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것으로 창조한다는 속뜻이 들어있다. 일반적으로 ‘베끼기’와 구분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모방’보다 표절에 초점을 맞춰 사용되곤 한다.
식품업계는 경쟁사 제품을 서로 베껴 만드는 이른바 ‘미투(me too) 상품’ 관행으로 악명이 높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새롭고 혁신적 상품을 내놓기 보다 경쟁사 히트 상품을 똑같이 따라 만들면서 시장 파이를 나눠 먹는 상품 전략이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그도 그럴것이 식품업계는 트렌드에 민감한 산업으로 손 꼽힌다. 그렇다보니 한 상품이 소위 ‘대박’을 치면 일주일도 안돼 미투제품이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 2015년 한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제품이 히트를 칠 때도 그랬고 최근 먹태깡이 유행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제과업체는 앞다퉈 미투상품을 양산하면서 대형마트 진열대를 통해 비슷한 상품으로 소비자를 현혹했다. 얼마나 신속하게 경쟁사 상품을 모방해 출시하느냐가 식품업체 경쟁력을 좌우할 지경이다. 내로라하는 업체들까지 일제히 숟가락을 올리는 게 이제는 하나의 관행이 됐다.
문제는 식품업계가 베끼기를 하고도 죄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소비 트렌드에 맞춰야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카피는 어쩔 수 없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어쩌면 시장 수요에 맞춰 상품을 내놓는 것도 기업의 책임 중 하나라는 점에서 끄덕여지는 부분이다.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장점도 수두룩 하다. 투자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시장 진입 역시 수월하다. 이미 형성된 시장이기에 수익 역시 어느 정도 보장이 된다.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넓히고 낮은 가격으로 된 다양한 상품을 공급할수 있다는 장점도 뒤따른다.
하지만 과도한 베끼기는 식품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쏟아지는 미투제품으로 원조 상품 수명이 짧아지면 기업의 연구개발 동기는 사라진다. 어느 기업이 혁신적인 신상품 개발에 나설까. 기업들은 최근 경영전략 중 하나로 혁신을 꼽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제는 한국의 식품은 글로벌 식품이 됐다. K콘텐츠의 영향으로 세계인들의 식탁에 K푸드가 오르게 됐다. 세계인들이 한국 라면·만두·김치에 열광하고 K푸드를 극찬한다. 외국인 유튜버들이 한국 음식 먹방으로 조회 수를 올린다. K푸드의 성장세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 같은 성장세는 우리 기업들의 도전정신과 끈기, 현지화 전략, 품질 우선주의가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성공에 취해 기술 개발과 혁신에 소홀히하면 인기는 거품으로 끝날 수 있다.
자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식품이 해외에서도 K푸드로서 우뚝 설 수 있다. 흉내내기에 그친 식품은 세계로 나아갈 수 없다. 그 어느 때보다 미투 식품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요즘, 국내 식품 기업들이 꼭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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