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 배우 강동원의 미덕 완전체 …한국형 오컬트 유니버스 기대 [볼 만해?]

김성식 감독 데뷔작

오컬트, 액션, 코믹 등이 결합한 한국형 판타지 어드벤처가 탄생했다. 귀신을 믿지 않는 퇴마사, 사람들에 빙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악귀의 한 판 대결을 담고 있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은 한국의 샤머니즘을 재해석해 역동적인 오락물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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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하지만, 빙의하는 악귀란 주요 설정과 캐릭터 정도만 가져왔을 뿐 새로운 세계관을 입혔다.

강동원이 당주 집 손자로 한 사연을 안고 범천(허준호 분)를 찾아내려는 퇴마사 천박사를 연기했다. 천박사는 범천에게만 울리는 방울을 들이대며 귀신이 나온다는 곳들을 의뢰 받아 흔적을 쫓는다. 실제 악귀를 벌하는 건 아니지만 그가 인기가 많은 이유는 귀신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파악하고 읽어내기 때문이다. 이에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기술직 인배(이동휘 분) 외에도 인력이 더 필요할 지경이다.

어느 날 퇴마 연구소에 범상치 않은 기운을 가진 유경(이솜 분)이 찾아와 자신의 동생이 빙의된 것 같다는 의뢰를 한다. 쏟아지는 돈벼락에 곧바로 유경의 집을 찾은 천박사와 인배. 그리고 드디어 유민(박소이 분) 앞에서 방울소리가 울렸다. 범천을 드디어 만나게 된 천박사는 설경(한자에 경문을 비롯한 문양을 새긴 부적)의 비밀과 자신의 과거까지 알게 된다.

'천박사'는 강동원의 능수능란한 능청스러우면서도 담백한 연기와 액션이 러닝타임 내내 펼쳐진다. '장르가 강동원'이라고 홍보했을 만큼 강동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얼굴 클로즈업 샷과 그의 긴 팔다리를 이용한 날렵한 액션들이 효과적으로 담겼다.

단순히 잘생긴 얼굴을 내세워서가 아닌, 강동원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기들을 집약해 영화를 꽉 채웠다.

영화의 코미디톤은 이동휘가 유지한다. 천박사 옆에서 농담과 유머를 던지며 자칫 영화가 어두울 수 있는 부분을 상쇄시킨다. 악역으로 분한 허준호는 범접할 수 없는 에너지와 카리스마로 천박사 일당을 위협한다.

개성 넘치는 카메오 군단도 '천박사'의 무기다. 영화 '기생충'의 이정은, 박명훈 부부가 이번에는 저택의 부부로 등장한다. 찰진 무당 연기로 조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낸 박정민, 블랙핑크의 지수, 조이현 등이 출연했다.

'천박사'는 열린 결말로 끝을 내며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천박사' 유니버스는 계속될 수 있을까. 러닝타임 98분. 27일. 쿠키 영상 1개. 2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