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납환산보험료 1년 새 22.4% 줄어
보장성상품·대리점 위주 영업 영향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생명보험사가 은행 창구를 통한 판매인 방카슈랑스를 통해 거둔 실적이 1년 새 300억원 넘게 줄어들면서, 올해 들어 반년 동안 1100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가동된 새 회계기준에서 유리하게 평가되는 보장성보험과 강력한 대면채널인 법인대리점(GA) 위주로 영업이 이뤄지면서다.
특히 내년부터 온라인을 통해 상품들을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열리면서 방카슈랑스 채널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급히 유동성을 확보해야 할 때만 전략적으로 찾는 급전 창구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방카슈랑스의 월납 환산 초회 보험료는 올해 상반기 1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창구에서 이뤄지는 보험 영업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월납 환산 초회 보험료는 신규 보험 가입자로부터 거둬 들인 보험료를 월 단위 납입금액으로 환산한 값이다.
생보업계의 이같은 방카슈랑스 실적은 올해 2분기부터 100억원 내외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월별로 보면 ▲1월 79억5600만원 ▲2월 439억5700만원 ▲3월 345억9100만원 ▲4월 101억3800만원 ▲5월 103억4400만원 ▲6월 94억1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보험사들의 이해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이 회계상 중요해 지면서다. IFRS17에서는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환급금이 큰 저축성보험 특성상 보장성보험과 달리 거둬들인 보험료가 수익이 아닌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방카슈랑스에서 다뤄지는 보험 상품은 은행이 선보이는 적금과 비슷한 구성의 저축성보험이 대부분이라는 한계도 있다. 순수보장성보험도 판매할 수 있지만,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과 같은 보험은 판매가 금지돼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주요 대면채널인 GA를 더욱 적극 활용하고 있다. 상품 설명이 까다로운 보장성보험을 주력상품으로 삼기 위해서는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설계사들이 영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보험 비교·추천플랫폼이 본격 문을 열면서, 고객이 직접 저축성보험에 손쉽게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방카슈랑스 신규 매출이 지속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해당 서비스가 개시되면 네이버와 카카오 등 소비자들이 친숙한 플랫폼에서 보험사의 온라인 보험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 받아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방카슈랑스가 보험사가 현금을 급히 확보해야 할 때만 찾는 '급전 창구'로 쓰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보험사 유동성 경색으로 고금리 저축성보험이 주로 은행 채널을 통해 우후죽순 팔려나갔다. 이처럼 자금 문제가 아니라면 당분간 굳이 저축성보험을 은행에서 적극적으로 팔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에서 방카슈랑스의 규제를 완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금융당국 선택에 따라 은행의 보험영업이 향후 활성화될 수도 있고 위축될 수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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