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전세 주홍글씨, 공인중개사 줄폐업…“하반기 더 늘어날 것”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3.08.21 05:17  수정 2023.08.21 05:17

상반기 휴·폐업 8109명, 개업 7034명보다 많아

아파트·빌라 거래 양극화, 전세사기·역전세 등 영향도

“폐업도 못 한다”…휴업 공인중개사도 증가 추세

부동산 지표가 점차 회복되고 있으나 휴·폐업 공인중개사 수가 개업 공인중개사 수를 앞지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말로 접어들수록 거래량이 줄어들고 하반기 역전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자 업계에서는 휴·폐업 공인중개사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데일리안 DB

부동산 지표가 점차 회복되고 있으나 휴·폐업 공인중개사 수가 개업 공인중개사 수를 앞지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말로 접어들수록 거래량이 줄어들고 하반기 역전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자 업계에서는 휴·폐업 공인중개사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1~6월 휴·폐업 공인중개사가 8109명으로 개업공인중개사 7034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폐업 공인중개사가 7388명, 휴업 공인중개사가 721명이다.


줄곧 휴·폐업보다 개업 공인중개사의 수가 더 많았으나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휴·폐업 공인중개사가 개업 공인중개사 수를 뛰어넘기 시작했다. 올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을 멈추고 거래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와는 다른 양상이다.


경기도 수원의 한 공인중개사는 “올해 들어 거래량이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부동산 호황기 때와 비교하면 50~60% 수준에 불과하다”며 “주택 중에서도 아파트는 매매나 전월세 거래량이 많이 올라왔지만 빌라 같은 비아파트 유형은 거래 물량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비아파트 주택 거래가 뚝 끊긴 점도 휴·폐업에 한몫했다는 관측이 크다. 전세사기뿐 아니라 역전세와 깡통전세 현상 등으로 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에 대한 기피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해당 주택을 주로 중개하던 공인중개사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서울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전세사기, 역전세, 깡통전세 등 현상이 영향을 크게 받은 것 같다”며 “아파트 단지에서 사무실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거래 금액이 좀 낮아졌더라도 거래 건수가 회복돼 사정이 많이 나아졌는데 빌라나 주택가에서 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거래가 없어 피해가 많이 크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공인중개사 협회 관계자는 “서울만 하더라도 아파트 거래량은 회복이 됐는데 단독·다가구 주택,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급감했다. 비아파트 주택이 밀집한 지역은 전세 거래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며 “앞으로 좋아질 수 있는 상황이면 공인중개사들도 버틸 텐데 하반기 깡통전세, 역전세 등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시그널이 나오다 보니 수요도 줄고 매물도 줄어 폐업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연말에 접어들면 거래량은 더 줄어들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는 더 힘들 것 같다”며 “개업 공인중개사는 줄고 휴·폐업 공인중개사는 늘어나는 현상은 심화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공인중개사 업계에서는 폐업을 하고싶어도 하지 못하는 공인중개사 역시 다수 존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휴업 공인중개사가 늘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지난해 상반기 휴업 공인중개사는 414명에 불과했으나 1년 새 74.2%나 증가했다.


폐업을 하고 싶어도 사무실의 다음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아 폐업을 못하고 인건비와 전기세 등 운영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 휴업을 선택하는 공인중개사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휴업이 늘어나는 현상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폐업을 하기 위해 사무실을 내놓으면 다른 세입자가 들어와야 권리금을 챙겨 나갈 수 있는데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폐업 대신 휴업을 하는 것”이라며 “보통은 공인중개사가 폐업한 자리에 또 다른 공인중개사가 들어온다. 그런데 개업하겠다는 공인중개사도 없으니 월세만 내면서 휴업을 하거나 권리금을 포기하고 폐업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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