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플랫폼 '로톡'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변호사 123명이 낸 이의 신청 심의위원회에 대한변호사협회 이태한 부협회장, 정재기 부협회장, 이은성 제1정책이사가 심의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신임 차관들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서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는 "개혁은 언제나 이권 카르텔의 저항에 직면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조합해보면, 카르텔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개혁에 저항함으로써 사회 후생을 약탈하는 기득권 집단'이라고 해석된다.
특히 이러한 카르텔은 혁신의 과정 속에서 그 실체를 드러낸다. 기득권은 변화로부터 위협 받는데, 혁신은 필연적으로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의 카르텔을 찾고 싶다면 혁신이 일어나는 곳을 관찰하면 된다. 특히 카르텔은 정부 주도의 개혁보다 민간의 혁신 과정에서 더욱 찾기 쉽다. 정부는 강한 반면 민간은 약하기 때문에 카르텔은 더욱 노골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제2의 타다'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법률 플랫폼'이다. 변호사협회는 법률 플랫폼이 변호사들을 종속시킬 우려가 있다며 2년이 넘도록 불법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특히 로톡을 여러 차례 고발하였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변협은 오히려 공정위로부터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고 중소벤처기업부는 변협에 대한 의무고발 요청 절차에 착수했다. 그럼에도 변협은 변호사법에 따른 변호사 징계 권한을 근거로 계속 징계를 이어가겠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변호사협회만큼 많은 이권을 가지고 있는 직능 단체는 찾아보기 어렵다. 변호사 징계 권한은 물론이고 대법관, 검찰총장, 공수처장의 추천권을 갖고 있다. 수 백억원의 예산과 100명이 넘는 임원의 임명권도 갖고 있다. 이 이권을 수호하기 위해 여러 집단이 한 몸처럼 이어져 혁신을 보이콧하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들로 이루어져 법규를 명분으로 내세우는 전형적인 '법조 카르텔'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카르텔과 혁신의 상관관계에 있다. 혁신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카르텔이야말로 혁신 성장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혁신이란 무엇일까. 누군가는 고도의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한다. 어찌보면 구글은 이미 존재하는 웹페이지를 검색하는 서비스에 불과하고, 페이스북은 지인과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에 불과하다. 이들의 초기 핵심 서비스에는 압도적인 기술력이 있지 않았다. 또한 과연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였는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이들은 모두 혁신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함에 따라 큰 변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구글로 인해 웹사이트가 급증하여 온라인 세계가 형성되었고 페이스북을 통해 20억명의 사람들이 연결되었다. 서비스의 사업모델이 모험적인지, 어떤 기술로 이루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혁신은 사회 후생 증대라는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그것이 혁신의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혁신은 '신규성'과 '규모화'를 핵심요소로 갖는다. '새로운' 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 필연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핵심 요소는 자유 시장 경제와 밀접하게 맞닿아있다. 시장에서는 늘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나고, 다수의 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하므로 혁신은 늘 시장에서 탄생한다.
결국 혁신의 본질은 '시장의 선택'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카르텔은 혁신의 천적일 수 밖에 없다. 특정 집단의 이권에 따라 시장에서의 선택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카르텔의 방해가 없으면 혁신은 저절로 탄생하고 성장한다. 실제로 변호사협회는 민간 회사가 법률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금지해야 하고, 오직 협회만이 플랫폼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우리 사회는 역동적이다. IT 인프라와 똑똑한 국민성이 만나 혁신이 끊임없이 시도된다. 좋은 토양에 부지런한 농부들이 있어 씨앗이 계속 뿌려지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땅에 혁신의 장미꽃이 만발할까.
답은 하나다. 잡초만 잘 뽑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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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민명기 변호사(리걸테크 로앤굿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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