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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 인도·태평양 전략, 글로벌 이슈에 '기여'할 복안은…


입력 2023.06.09 05:00 수정 2023.06.09 05:0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민주화·산업화 거머쥔 '모범국가'

"개도국·선진국 '매개' 역할 가능

양쪽 모두에 기여 역할 할 수 있다

인도, 중요한 파트너 될 수 있을 것"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12월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이하 인태전략)을 발표하며 한반도 넘어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여 의지를 피력한 가운데 구체적 기여 방안을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과거사 '원죄'가 없는, 개도국 가운데 선진국 반열에 오른 유일한 국가라는 장점을 살려 운신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최윤정 세종연구소 인도태평양연구센터장은 8일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된 '제16회 국제해양력심포지엄'에서 "한국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남반구 개도국)를 일찍 졸업해 이제 글로벌 노스(Global North·북반구 선진국)가 됐다"며 "한국은 글로벌 사우스였을 때 역사적인 '짐'을 지지 않은 나라다. 경제 발전도 그렇고 양자를 연결할 힘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막대한 전쟁 피해를 입었지만 민주화·산업화를 동시에 거머쥔 '모범국가'로서 개도국과 선진국을 매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존 선진국들과 달리 과거사에 대한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여러 국가들과 접촉면을 넓히기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다.


최 센터장은 "한국이 역할을 찾아갈 수 있는 실용적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선진국과 지역국가를 연결하는 매개자로 양쪽 모두에 기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도, 중국에 대해 공동의 입장"


무엇보다 한국판 인태전략에 담긴 '포용성'에 기반해 전략적 공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 센터장은 한국판 인태전략의 3대 협력 원칙인 △포용성 △신뢰 △상호호혜를 언급하며 "포용성이 첫머리에 있다. 가장 중요한 협력 원칙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판) 인태전략은 특정 나라를 적으로 규정하고 배제하는 전략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인태전략과 관련한 포용성 개념을 최초 제시한 인도와의 협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그는 "중국과 갈등하거나 경쟁적 상황으로 가는 건 우리가 해야 할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포용적이라는 개념이 인도에서 시작됐다. 인도는 쿼드(Quad) 가입국이자 D10(Democracy 10)인 동시에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비서구(non-west) 협력체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중국의 '원칙'을 따르겠다는 게 아니라 인도 나름의 전략적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특별한 작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포용성을 갖고 전략적 공간을 넓히려면 인도가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산딥 미쉬라 인도 자와할랄 네루대학교 교수는 "윤 정부도 인태전략에 대해 포괄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해 인도·한국 모두 공동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쉬라 교수는 "더 풍부하고, 보다 건설적인 아젠다를 인태전략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싶다"며 "기후변화, 공급망 문제, 지속가능한 개발, 식량안보, 문화 관련 여러 교류 등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태전략이 군사 분야 중심의 중국 견제로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쉬라 교수는 "인태전략을 취할 때 굉장히 미묘하게 접근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중국발 '충격' 염두에 둬야


다만 일각에선 인태전략이 가져올 '단기적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논의가 기본적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반작용'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이다.


정한범 국방대 안보정책학과 교수는 인태 개념이 아직 확립되지 않아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회로 전환될 수 있다"면서도 "(중국) 견제 의미가 담겨있는 개념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인태전략의 포용성에 기초해 '개방적 멤버십'을 강조하더라도 "중국이 들어오는 개념을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중국과 가장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동아시아의 냉전적 패권질서 한가운데 위치한 한국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굉장한 도전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사드 배치 때 중국과 갈등이 있었던 것처럼 또 하나의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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