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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쏘아올린 '5인회' 후폭풍…지도부는 수습에 진땀(종합)


입력 2023.06.03 06:00 수정 2023.06.03 06:00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결국 사과한 이용호, 당내 압박 받았나

워크숍서 만난 김기현·이용호 "오해 끝"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 참석해 김기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 참석해 김기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쏘아올린 이른바 '5인회'를 두고 당내 후폭풍이 불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5인회는 없다"며 수습에 진땀을 흘렸고, 이 의원은 결국 "5인회 발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사흘 만에 발언을 취소한 것에 대해 당내 주류인사들의 압력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아울러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원천 차단되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까지 5인회 논란에 가세해 "지금 알려진 5인회 명단과 다른 명단을 다음 주쯤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용호, '의혹 제기'부터 '사과'까지 사흘
"5인회 발언 취소한다…잘못된 어휘 튀어나와"


이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지난 방송에서 한 '5인회' 발언을 취소한다"며 "최고위원회가 제 역할과 위상을 하루빨리 회복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발언하다가 튀어나온 잘못된 어휘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당과 지도부에 누를 끼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지난달 30일 CBS라디오에서 '5인회' 발언을 한 지 사흘 만의 사과였다. 당시 그는 "최고위원회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 거기에 걸맞으냐, 혹시 들러리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최고위원회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중요한 핵심 의제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며 "용산이 아니고 당내에서도 '5인회'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즉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튿날인 1일 국민의힘 경기도 현장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당 최고 실세가 5인회라는 말이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되레 "당대표와 사무총장, 그리고 정책위의장·사무부총장·수석대변인이 모여서 의논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 의논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역대 지도부들이 모두 진행해왔던 회의를 과대해석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의원의 사과로 두 사람의 껄끄러운 관계는 일단락됐다. 김 대표와 이 의원은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만나 두 손을 맞잡고 환하게 인사하기도 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 의원이 실수한 것 같아 괘념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5인회'는 친윤 핵심?…
이용호의 7인회 멤버 착각?


5인회 발언이 당내에서 논란이 된 이유는 당내 '비선 실세가 존재한다'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5인회 구성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매일 아침 8시 당 전략회의에 참석한다는 '샌드위치 조찬회의' 참석자들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대표를 비롯해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 강민국·유상범 수석대변인 등이다.


이 중에서도 5인회는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이철규·박성민·박수영 의원 등 핵심 친윤(親尹)계 의원들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31일 이 의원 '5인회' 발언 직후 당 지도부 다수는 "이용호 의원이 샌드위치 조찬회의 멤버인 7인회를 착각하고 말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이용호에 파상공세 펼친 與 의원들
"자유로운 목소리 다 죽인다" 비판도


한편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이 의원을 겨냥해 "생각 없이 짧은 말 한마디가 당의 단합을 저해하고 구성원의 사기를 꺾는 계기가 된다는 걸 말씀드린다"며 "선의로 한 얘기, 전혀 관계없이 입 밖으로 한 말이 뭐가 엄청나게 있는 것처럼 왜곡되고 침소봉대된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 사과에 앞서서는 1년 당원권 정지를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준석 전 대표에 의해 '윤핵관 호소인'이라고 지칭된 김정재 의원이 이 의원 5인회 발언을 지적했다.


김정재 의원은 전날 밤 CBS라디오에서 "이용호 의원이 좀 자제를 해야 된다"며 "(김기현 대표 리더십에) 자꾸 악담을 쏟아내시는 분들이 계신데 처음엔 (김기현 지도부가) 조금 고전을 했지만 지금 굉장히 안정적으로 잘 가고 있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같은날 "당대표가 사무총장이나 부총장·정책위의장과 당 운영 협의를 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했다.


이 의원을 향한 여당 내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자, 친윤 주류 인사들이 이 의원에게 '5인회 발언'을 철회하라고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영남권 한 중진 의원은 "5인회 사건이 일단락되는 과정을 보면, 당내에서 자유로운 목소리를 모조리 죽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이준석 '5인회' 명단공개 예고
불 지피는 모습에 "속사정 알겠느냐"


5인회 논란이 정리되는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가 또다시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김 대표가 말한 고위당직자 명단에 대해 "(5인회가 아니라) 이건 공식회의체다. 둘러대기 위해서 나온 명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명단을 짜라면 나는 다르게 짤 것 같은데 그 명단은 다음 주쯤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5인회 명단이라는게, 다음주 쯤이면 명단이 다 나와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할 필요도 없어서 그냥 미뤄 놓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만약에 5인회가 있다고 한들, 지금 이 대표는 당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인데 그 내부 속사정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바라봤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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