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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위기' 속 귀국하는 이낙연…엇갈리는 당내 시선


입력 2023.06.02 16:16 수정 2023.06.02 16:2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NY 지지자들 "24일 인천으로 마중 나갈 것"

정치권에선 '이낙연 귀국=정계 복귀' 상수로

비명계 '구심점' 역할 할 지 주목…일각에선

"이 전 대표 귀국 큰 위협 안 될 것" 목소리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 엘리엇스쿨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 엘리엇스쿨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이번 달 귀국한다. 이에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이 전 대표가 정계에 복귀해 어떤 역할을 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돈봉투·김남국 사태와 강성 팬덤으로 계파 갈등이 격렬해지고 있는 만큼 이 전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대신해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반면 당내 일각에선 이 전 대표의 귀국이 애초 계획됐던 것인 만큼 기대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는 오는 24일 토요일 오후 2시에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가 귀국하는 건 지난해 6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의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 활동을 위해 출국한 지 1년여 만이다.


이 전 대표의 귀국은 벌써부터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 전 대표 공식 온라인 팬카페인 '이낙연과 함께 꿈꾸는 세상! 나비야 날자'에는 이 전 대표의 귀국(입국)길에 마중을 나가자는 글이 올라왔다.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까지 명시한 해당 글에는 "공항에 꼭 많이 오시라고 오신분들께만 여니(이 전 대표의 애칭)부채와 여니팔찌를 준다"며 특별나눔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식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벌써부터 이 전 대표의 귀국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해당 카페에는 "이낙연 씨! 국가와 민주당을 사랑한다면 오지 마세요" "법원 앞에 온 극우들 '이낙연 파이팅!' 하고 있다"는 등 이 전 대표를 폄훼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가 귀국 후 어떤 식으로든 정계에 복귀할 것이란 점에는 의견이 일치하지만 그 정치적 성공 여부와 관련해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저서 출판기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전 대표는 "한국은 국내외적 위기를 충분히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그렇게 된 데는 나의 책임도 있다. 그 책임을 내가 다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하면서 정계 복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꺼내기도 했다.


문제는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역할이 친명-비명으로 갈린 당내 계파에 따라 서로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친명들과 개딸(개혁의딸·친명계 강성 팬덤)에게 공격과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비명계 입장에선 이 전 대표가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이 전 대표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접전을 펼치기도 했던 데다 여전히 당내 정통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호남에서 내리 4선을 했고, 21대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선돼 5선 고지에 올랐다. 또 전라남도지사를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에선 첫 번째 국무총리를 맡기도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가 지난 4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인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를 배웅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가 지난 4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인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를 배웅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특히 박광온 원내대표가 친낙(친이낙연)계 인사로 분류된다는 점도 이 전 대표의 복귀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박 원내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돈봉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쇄신을 내건 의원총회를 두 차례나 개최하면서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민주적으로 분출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준 바 있다. 두 번의 의총에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표하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던 만큼, 눌려 있던 비명계의 목소리가 박 원내대표 체제에서 본격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체급으로 보나 행보로 보나 이낙연 전 대표가 정계로 복귀한다면 분명히 할 수 있는 역할은 있을 것"이라며 "당 상황으로 봤을 때 이 전 대표가 당에서 목소리를 낸다고 하면 주로 비명계 의원들이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만큼 충분히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영향력을 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이 이재명 대표 체제를 흔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친명계가 이 전 대표의 '역할'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최재성 전 정무수석은 지난 1일 YTN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조기 귀국도 아니고 (예정됐던 귀국인데) 다시 바로 민주당의 총선을 이끌거나 혹은 바로 민주당에서 새로운 체제의 리더가 되거나 이러는 것은 당장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대표가 확실하게 장악을 하고 있는 만큼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이 큰 위협은 안 될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는 추진력도 갖고 있고, 개딸이라는 강성 팬덤도 있는데 (민주당 지지층에게도)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스럽지 않아 보이고, 신사이긴 한데 정치적으로 볼 때 매력적이지는 않은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정치에 복귀하면서 극심해질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나온다. 앞서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출혈경쟁을 벌였던 사례도 있는 데다, 두 사람 모두 차기 대권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원 전 원장은 "이 전 대표가 돌아오면 이 대표를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민주당의 난국을 극복하는 데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며 "또 미온적 태도를 하면 국민들로부터, 당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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