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밍띵스' 프로젝트 신곡 '올리브영' 27일 발매
자신을 표현하는 것만큼 멋진 일은 없다. 나의 생각과 상황, 좋아하는 것들을 표현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은 그 사람을 더욱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게 만든다.
싱어송라이터 이츠허밍(전지은)은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그간 발표한 음악들의 분위기는 평소 그의 밝고 맑은 성격을 반영하고, 가사에는 그의 생각들이 담긴다. 특히 지난 2021년 ‘반대로냥’을 시작으로 ‘허밍띵스’(Hummingthings)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이는 이츠허밍이 좋아하는 것들을 음악과 영상으로 풀어나가는 뮤직비디오 콜라보 프로젝트다. 오는 27일에는 이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곡 ‘올리브영’(We All Live Young)을 발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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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면서 앞으로도 계속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되겠구나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예전 자료들을 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했는데 신기하게도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장래 희망을 ‘가수’라고 적었더라고요. 그때도 피아노보다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던 마음이 컸구나 싶어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적 재능은 타고난 건가요?
사실 제게 음악적인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음대를 갈수 있는 수준 정도? 딱 그 정도였다고 생각해요(웃음). 재즈 피아노를 전공하면서 뛰어난 음악인들을 정말로 많이 봤고, 그들을 보며 느꼈던 괴리감과 질투심은 저를 작아지게 만들었거든요. 항상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그렇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은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재료들을 갈고닦아 가장 최선의 나로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꾸준히 레슨도 받고, 연습도 하고, 편곡도 하고, 특별한 노력이라기보다는 제가 놓지 말아야 할 것들을 날마다 해내는 것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지은 씨의 오빠(언마크드)도 싱어송라이터죠? 앨범에도 직접 참여하셨고요.
오빠는 (유부남이 되기 전까지)제 인생의 가장 소중한 멘토였어요. 제가 대학교 전공을 음악으로 할 수 있게 부모님을 설득해 준 것도 오빠였고요. 제가 상경했을 당시 초기에 멘탈이 흔들리고 힘들어했을 때 정신 차릴 수 있게 붙잡아 준 것도 오빠였어요. 오빠의 앨범에 피아노 편곡과 작곡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아마도 제가 음악 생활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길 바라는 그의 따뜻한 바람과 배려가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었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활동명 ‘이츠허밍’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이름인가요?
사실 ‘허밍’은 친구가 애칭으로 불렀던 이름이에요. 언제나(いつも - 이츠모) 허밍하듯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서 이츠허밍이라고 예명을 짓게 되었습니다.
-2018년, 첫 앨범을 냈을 땐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비유하자면 아무래도 제 첫 ‘아이’가 세상에 나온 것이니까 너무 기뻐서 그 순간만큼은 앞으로 무슨 일이든지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이랄까. 다른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감동’ 그 자체였어요!
-거의 첫 음반을 내자마자 유튜브 활동도 시작하신 거죠?
유튜브 활동이라고 하기엔 활동이 저조해서 너무 부끄러운데요. 하하. 그 당시에는 인디 뮤지션으로 온라인에서 홍보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유튜브라고 생각을 해서 음원이 발매될 때마다 업로드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정작 유튜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정말 최근이에요. 아마 콘텐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이렇게 피아노 연습을 안 하다가는 정말 큰일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피아노 커버 콘텐츠로 유튜브를 제대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활동의 장단점이 있을까요?
장점이라고 한다면 지금 진행하는 피아노 콘텐츠는 아무래도 저의 주특기인 피아노 연주로 제가 좋아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명곡들을 커버하는 거라 큰 부담이 없다는 점이에요. 단점은 이 디즈니 콘텐츠가 끝나면 어떤 걸 해야 할지 벌써 걱정이 된다는 점이에요. 기획적인 부분이 항상 고민이 되거든요. 어떤 것이든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획이 필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부분이지만요. 그리고 꾸준히 업로드 주기에 맞춰야 한다는 압박감도 커요. 마감일이 너무 자주 다가오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커버 곡으로 올해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 1000명의 구독자를 모으는 게 목표라서 일주일에 하나씩 꾸준히 업로드하고 멋진 썸네일을 뽑아서 제 영상을 클릭할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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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 역시 유튜버와의 합작 프로젝트인데요. 이 앨범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Hummingthings’라는 뮤비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음악으로 만들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재미있게 협업하고 싶어서 시작한 프로젝트인데요. 벌써 이번 곡이 5번째 콜라보 곡이네요. 사실 저는 공연 같은 오프라인으로 승부를 보는 뮤지션이 아니어서 온라인 홍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뮤직비디오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이것이 과연 협업이 가능한 분야인지 시험해 보고 싶기도 했어요. 결과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함께 할 유튜버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나요?
일단 가장 먼저 중요하게 체크하는 것은 제 곡을 최대한 잘 표현할 수 있을 만한 영상 센스를 가지고 있는지와 채널의 인지도, 그리고 그 채널에서 평소 업로드하는 영상의 바이브가 저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 앨범은 ‘유학일기 yooil’과 함께 했어요.
브이로그 채널을 그다지 선호하진 않아요. 그냥 하루에 자신이 무얼 했는지 의미 없이 나열하거나 자기 자랑만 하는 채널들이 많아서 공감이 잘 안 가더라고요. 하지만 ‘유학일기 yooil’ 채널의 유일 님의 경우는 꿈을 위해서 머나먼 독일로 유학을 가고, 치열하게 공부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진솔한 모습들을 영상에 담아주셔서 굉장히 매력 있게 느껴졌어요. 그런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이 제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저와 같은 경상도 출신이라 마음이 더 가기도 하고요(웃음).
-앨범명을 ‘올리브영’으로 짓게 된 이유가 있나요? 솔직히 제목 듣자마자, 그 화장품 파는 ‘올리브영’을 떠올렸거든요.
생각하시는 그 ‘올리브영’ 맞아요! 하하. 저도 비교적 최근에서야 올리브영의 브랜드 정체성이 ‘모든 사람들이 언제나 젊음을 유지하며 살기를 바라는 뜻의 ‘(May) All Live Young’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 메시지가 정말 마음에 깊이 와닿았어요. 그래서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고 싶었고, 더불어 제가 이번 곡에서 표현하고 싶은 주제에도 잘 부합하는 것 같아서 영어로는 ‘We All Live Young’, 한글로는 ‘올리브영’이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이츠허밍’이 좋아하는 것들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프로젝트인데, 이번 앨범은 그 ‘things’가 뭔지 궁금해요. ‘도전’인가요 ‘젊음’인가요?
저는 도전과 젊음을 모두 아우른 ‘꿈과 청춘’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사람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언제나 ‘외적인’ 젊음만을 중요시하며 젊음을 한정 지어 버리지만, 저는 나이에 상관없이 꿈이 있고 그걸 이루어 나가는 이들은 언제나 청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거든요. 제가 그렇게 살고 있고, 그걸 이번 노래에 담고 싶었어요.
-곡 소개도 부탁드려요. 어떤 음악을 만들고자 했나요?
봄과 여름 사이의 계절이 주는 ‘청량감’을 살리려고 노력을 많이 기울였어요. 특히 리듬적인 부분과 가사가 잘 어우러질 수 있게요. 주제가 ‘꿈과 청춘’이니까 편곡도 기존에 제가 해왔던 편안한 무드에서 좀 더 업된 미디엄 템포의 댄스곡 정도로요. 그렇다고 너무 막 신나지는 않지만 조금은 어깨가 들썩일 수 있는 ‘둠칫둠칫’의 느낌이랄까요? 하하. 가사도 그리너리(Greenery)하고 활기 넘치게 풀어가려고 단어 선택에서부터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계절의 풍경과 색깔이 잘 드러나는 단어들을 최대한 사용하고자 했습니다.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이니, 뮤직비디오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죠?
유일 님의 독일 일상 혹은 여행의 장소에서 푸르름과 자연이 잘 드러나는 색감으로 영상을 구성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내보다는 실외에서의 활동들과 자연(하늘, 풍경들)이 잘 드러났으면 좋겠다고 요청드렸어요. 신기하게도 독일의 봄도 한국과 날씨가 비슷해서 한국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듯한 독일만의 매력이 영상에 가득 담겨있어요. 유일 님의 입장에서 바라본 ‘꿈과 청춘’이 어떻게 영상으로 해석될지는 추후 공개될 뮤비를 통해서 확인해 주세요!
-뮤직비디오 작업을 직접 하기도 하나요?
그렇진 않아요. 유일하게 4번째 콜라보 곡이었던 ‘오늘의집’은 촬영을 제외하고 제가 영상 편집을 담당했고 나머지 콜라보 곡들은 크리에이터 분들이 뮤비 감독으로 촬영부터 편집까지 전부 담당하셨어요. 저는 뮤비 레퍼런스가 될만한 영상의 제공과 추후 피드백 정도만 담당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들려주세요.
2번째 뮤비 콜라보 곡인 ‘냉장고를 부탁해’가 발매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인데, 갑자기 인스타에서 ‘냉장고를 부탁해’의 INST 버전이 릴스로 엄청 많이 사용된 거예요. 그땐 뭐 운이 좋아서 잠시 그러려나 했는데, 지금 거의 10만 개에 육박해요. ‘곡 제목이 다 했구나’ 싶어요. 저로서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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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음의 ‘thing’은 어떤 것들이 나올지도 궁금한데요. 살짝 귀띔을 해주세요. 눈여겨보고 있는 유튜버가 있는지도요.
다음 ‘thing’은 제가 디즈니 덕후라 애니메이션에도 관심이 많아서 그쪽 분야의 크리에이터 분들을 컨택해 보려고 열심히 찾아보고 있어요. 눈여겨보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개인 채널이 아닌 것 같아서 조금 컨택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그래도 일단은 도전해 봐야지요!
-평소 곡을 쓸 때 어떤 것들에게서 영감을 얻나요? 말씀하신대로 디즈니 음악 커버 영상이 많던데, 이 음악들이 지은 씨의 음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할까요?
지금 하는 프로젝트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니 만큼, 저를 좀 더 알아가려고 스스로를 자주 관찰하고 있어요. 영감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사소한 것들에서부터 오더라고요. 그게 바로 디즈니 음악인데, 디즈니 음악들은 제 꿈이자 동경의 대상이에요. 저의 밝고 긍정적인 음악의 정체성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항상 궁금했었는데, 알고 보니 항상 제 곁에 머물러 주었던 디즈니 음악이더라고요. 제가 부르고 싶고, 담고 싶었던 꿈과 희망의 메시지들이 다 거기서부터 비롯된 게 신기해요.
-지은 씨는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도 궁금해요.
단지 고음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올바른 발성으로 가사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사람이 좋은 가수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가수가 되고 싶고요. 제가 가진 음역대에서 저답게 노래를 잘 해내고 싶어요.
-최근 지은 씨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무엇일까요?
노래를 부르는 사람으로서 보컬적인 부분이 언제나 큰 고민거리인 것 같아요. 배움에는 끝이 없고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배우니까 계속해서 부족한 부분들이 보이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저에게는 든든한 선생님과 동료들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려고요. 지금까지 그랬듯이 계속해서 발전해가는 저 자신을 믿고, 또 앞으로도 저의 여정을 함께해 줄 그들을 믿어요.
-지은 씨의 최종 목표도 들려주세요.
영원히 기억될 작품을 남기는 게 목표예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명곡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디즈니의 명곡들 ‘Part of your world’ ‘A whole new world’을 비롯해서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카펜터스의 ‘Close to you’처럼요. 최종적으로는 영어로 자유롭게 말하고, 영어로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그래서 훌륭한 작품을 만나 제 목소리와 노래가 함께 세상에 널리 전해진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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