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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35년 만에 막 내린 ‘오페라의 유령’이 남긴 것들


입력 2023.04.19 07:54 수정 2023.04.19 09:2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브로드웨이 공연 16일 폐막...35년간 1만3981회 상연

한국 비롯해 영국·체코·일본·스웨덴 등에선 공연 계속

미국 브로드웨이 간판 공연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이 16일(현지시간) 뉴욕 마제스틱 극장에 마지막 공연을 올렸다. 1988년 1월 이 극장에서 처음 공연된 후 ‘오페라의 유령’은 35년간 무려 1만3981회 상연했다.


ⓒ에스앤코 ⓒ에스앤코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곡을 만든 ‘오페라의 유령’은 세기의 걸작으로 꼽힌다.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오페라의 유령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오페라의 유령’ 폐막에는 코로나19가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공연계가 직격탄을 맞은 뒤 적자가 지속되자 지난해 9월 종연을 알렸다. 종연 예고 이후 마지막 무대를 지켜보려는 팬들이 몰리면서 ‘오페라의 유령’은 최근 12주 연속 브로드웨이 최다 흥행 뮤지컬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이날 마지막 주말 무대의 경우 티켓 가격이 일부 재판매 사이트에서 장당 거의 4000달러(약 522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폭등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공연되는 동안 큰 업적을 남겼다. ‘오페라의 유령’은 그간 41개국, 183개 도시에서 17개 언어로 상연되면서 총 1억4500만명 이상을 끌어 모은 히트작이다. 수익으로는 13억6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흥행성과 함께 작품성 또한 인정받았다. 토니상 7개 부문을 비롯해 메이저 시상식에서만 모두 70개의 상을 받았다. 뉴욕에서 상영되는 35년 동안에는 배우 400여명을 포함해 총 65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낸 것으로 추산된다.


‘오페라의 유령’이 머지않아 브로드웨이에서 다시 막을 올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제작자인 매킨토시는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겠느냐’는 질문에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공연이 쉬어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웨이의 공연은 멈췄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초연 국가인 영국 웨스트엔드를 비롯해 체코, 일본, 스웨덴 등에서도 공연 중이고 중국(만다린어 최초),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도 올해 공연을 올린다. 지난달 30일부터 한국어 공연도 13년 만에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막을 올렸고, 7월에는 서울 샤롯데씨어터로 무대를 옮겨 공연을 이어간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2001년 한국에서 초연한 ‘오페라의 유령’은 당시 최초로 7개월간의 장기 공연에 성공하면서 한국 뮤지컬 산업의 시작점이자, 시장 성장을 견인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이번이 2001~2002년, 2009~2010년에 이어 세 번째 한국어 공연이다. 오리지널 버전까지 합치면 여섯 번째로, 초연 이후 지난 13일을 기준으로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2019년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로 내한했을 당시에는 팬데믹으로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등 전 세계 공연이 멈춘 상황에서 한국에서만 공연이 올려졌다. 이를 계기로 세계 뮤지컬 시장이 한국을 주목했다.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외신의 취재와 한국어 공연 과정이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는 등 세계적으로 집중 조명됐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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