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일벌백계' 못한 김기현…홍준표와 불화 확대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3.04.04 00:15  수정 2023.04.04 00:15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김재원 설화, 김기현·홍준표 설전 비화

"김재원 제명" 촉구 洪 '비대위' 언급도

김기현 "지방행정 전념하라" 불편한 심기

'이러다 다 죽어'…당 안팎 적전분열 우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기현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설화 논란이 김기현 대표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간의 설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특히 국민에게는 자칫 여권 내 권력투쟁으로 비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 당 안팎에서는 우려와 함께 감정 절제와 자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작은 김 최고위원의 '5·18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발언이었다.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의 5·18 정신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단초가 됐다. 이 일로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5·18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재차 선언을 했고, 대통령실까지 "윤 대통령의 5·18 입장은 확고하다"고 해명해야 했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했지만, 불과 며칠 만에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 했다"고 말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김기현 대표는 "매사에 자중자애하라"고 경고했고, 김 최고위원이 사죄 입장을 내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지도부 차원에서 따로 윤리위에 제소하거나 징계 절차를 밟진 않았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김 최고위원을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그 선두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있었다. "경고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제명을 촉구했던 홍 시장은 "이준석 사태 때는 그렇게 모질게 윤리위를 가동하더니 그 이상 실언·망언을 한 이번에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겠다"고 연일 지도부를 압박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 대표를 직접 겨낭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컨벤션 효과로 당 지지율이 급등하는데 우리 당은 왜 폭락하고 있는지 분석을 하고는 있느냐"며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하면 총선을 앞두고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지어 "또다시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며 날을 세웠다. 다소 과도한 발언이라고 판단했는지 홍 시장은 추후 해당 문장을 삭제했으나, 김 대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실제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김 대표는 "지방자치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에 대해 더 전념했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광역자치단체장을 맡고 있는 홍 시장이 지나치게 정치 현안에 대해 언급하고, 당무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불만이 담긴 발언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홍 시장은 물러서지 않고 "전광훈 목사에게 무슨 발목이 잡힌 당도 아닌데 방약무인하게 욕설을 쏟아내도 그에겐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오히려 '너는 지방 일만 잘하라'고 나를 질타했다?"라고 반문한 뒤 "(전 목사를)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스스로 추켜세웠으니 그 밑에서 잘해 보시라. 전 목사가 만든 자유통일당으로 당명 개정도 검토해 보시던가"라고 비꼬며 받아쳤다. "참 어이없는 당대표 발언"이라고도 했다.


전·현직 대표의 갈등을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선은 착잡하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층만 분열될 수 있는 내부의 새로운 전선이 생기는 것은 상당히 좋지 않은 조짐"이라며 "내부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중도층을 견인해야 할 시점에 사생결단하겠다는 식으로 분란만 부각되는 것은 국민에게 내부 권력투쟁으로 비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김 대표가 처음부터 '일벌백계'로 다스렸다면 중도층 소구력을 얻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었는데, 구두경고만으로 넘기려 했던 것은 매우 아쉽다"면서도 "현직 지자체장이 과도하게 당무에 '감 놔라 배 놔라' 개입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직설화법으로 공격하는 것도 당원들이 보기에 부적절하다. 절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