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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위반, 5범 후보…'전과'에 몸살 앓는 4·5 재보선


입력 2023.03.27 00:00 수정 2023.03.27 08:08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4·5 재보선 사전투표, 금요일 시작

김주홍 "벌금 50만원 폭력 전과자도

트롯경연서 퇴출…교육감 괜찮나"

천창수 "민주화 역사 이해 못한 것"

김주홍 울산교육감 후보가 지난 25일 UBC울산방송이 주관한 울산교육감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천창수 울산교육감 후보를 상대로 천 후보의 국가보안법·노동쟁의조정법 위반, 업무방해, 폭력행위처벌법·집회시위법 위반 등 전과 3범 경력에 대해 교육감 후보자로서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하고 있다. ⓒUBC울산방송 유튜브 김주홍 울산교육감 후보가 지난 25일 UBC울산방송이 주관한 울산교육감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천창수 울산교육감 후보를 상대로 천 후보의 국가보안법·노동쟁의조정법 위반, 업무방해, 폭력행위처벌법·집회시위법 위반 등 전과 3범 경력에 대해 교육감 후보자로서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하고 있다. ⓒUBC울산방송 유튜브

4·5 재·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오는 금요일(31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전국 주요 격전지에서 후보자의 전과(前科)에 선거전이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 교육감 후보에 전과 5범 국회의원 후보까지 출마했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은 전임자의 범죄 또는 범죄 의혹으로 치러지는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후보자의 전과를 둘러싼 도덕성 검증 공방은 투표 직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울산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한 천창수 후보는 국가보안법 위반을 포함해 전과 3범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천 후보는 1989년 국가보안법·노동쟁의조정법 위반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시작으로, 2001년 업무방해로 벌금 300만원, 이듬해 다시 업무방해와 폭력행위처벌법·집회시위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천 후보는 병역 또한 수형(受刑)으로 면제됐다.


지난 25일 UBC울산방송이 주관한 교육감 후보 토론회에서 이 점이 문제됐다.


김주홍 교육감 후보는 "교육감은 우리 학생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육감의 전력이 중요하다"며 "천창수 후보는 국가보안법 위반, 노동쟁의조정법 위반이 있고 업무방해로 벌금 300만원, 폭처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 등 세 건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돼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요즘 학폭이 문제가 돼서 10년보다 훨씬 전에 있었던 학폭도 문제가 되고, 벌금 50만원의 폭력 전과자가 트롯 경연대회에서 퇴출되는 사례도 있었다"며 "이러한 전과가 교육감 후보자로서 괜찮다고 생각하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천창수 교육감 후보는 "국가보안법을 자꾸 거론하는데 그 당시 정부를 비판하는 사회적 활동을 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국보법을 적용했다"며 "나는 민주화 관련자로 인정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천 후보가 "김주홍 후보는 우리나라 민주화 과정의 역사적 맥락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김 후보는 "상대를 폄훼하지 말라"며 "나도 페퍼포그 맞으면서 짱돌을 들고 반(反)유신 투쟁을 했던 사람"이라고 발끈하기도 했다.


전주을, TV토론서 도덕성·전과 공방
김호서 "한두 번은 몰라도 범죄 5건?
집단흉기상해, 말만 들어도 무섭다"
강성희 "김호서, 이해할 수 없는 태도"


김호서 무소속 후보가 지난 21일 KBS전북이 주관한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강성희 진보당 후보를 상대로 가장 최근의 업무방해·폭처법 위반(공동주거침입·집단흉기상해)을 포함한 5회의 전과 경력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KBS전북 유튜브 김호서 무소속 후보가 지난 21일 KBS전북이 주관한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강성희 진보당 후보를 상대로 가장 최근의 업무방해·폭처법 위반(공동주거침입·집단흉기상해)을 포함한 5회의 전과 경력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KBS전북 유튜브

이상직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지는 전북 전주을에서도 전과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출마한 후보 6명 중 절반인 3명이 전과자이기 때문이다.


김호서 무소속 후보는 지난 21일 KBS전북에 이어 지난 24일 JTV전주방송 토론회에서도 "법을 위반해 전임자가 의원직을 상실한 이번 재선거만큼은 도덕성과 자질 검증이 가장 중요하다"며 "출마한 후보 6명 중 절반 이상이 전과자인데, 범죄 경력이 있는 전과자 후보의 당선만은 꼭 막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강성희 진보당 후보는 2005년 공무집행방해·폭처법 위반(야간공동상해)을 시작으로 2011년 업무방해, 2013년 업무방해·폭처법 위반(공동주거침입·공동상해), 2015년 4월 업무방해, 같은해 6월 업무방해·폭처법 위반(공동주거침입·집단흉기상해) 등 전과 5범이다.


김호서 후보는 KBS전북 토론회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한두 번 정도는 그럴 수 있다고 보더라도, 범죄사실이 5건에 공동주거침입·집단흉기상해는 정말로 말만 들어도 참 무섭다"며 "이 정도의 범죄경력을 가진 분이 '민생 1호 법안'을 만들겠다고 주장한다면 굉장히 의심받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성희 후보는 "첫번째는 2002년도에 여중생 미선이·효순이가 미군 장갑차에 의해 압사당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범죄행위가 생겨났다"며 "그외 나머지 네 가지는 현대자동차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투쟁 과정에서 생겨난 것들"이라고 해명했다.


JTV전주방송 토론회에서는 강 후보가 자신의 전과를 놓고 선제적으로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강성희 후보는 "김호서 후보는 전북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데도 나를 상습 전과범으로 몰고 있다"며 "노동자이면서도 사용자측을 위해서 일하는 어용노조 위원장이 아니었다면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태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호서 후보는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조합원들을 위해 일하다가 파면을 당한 적도 있다"고 토로하면서도 "나는 법을 지켜가면서 했다. 특히 어느 정도여야 하는데 공동주거침입·집단흉기상해, 이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범죄"라고 못박았다.


유력 후보인 임정엽 무소속 후보도 전과 2범이다. 1982년에 폭처법 위반이 있으며, 2002년에는 특가법상 알선수재로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임정엽 후보는 자세를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임 후보는 KBS전북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이 시작되자마자 "보내드린 공보물에서 밝혔듯 나는 지난 시절 큰 허물이 있는 사람"이라며 "하나는 대학생 시절 여대생을 괴롭히는 불량배들을 말리는 자리에서 일어난 쌍방폭행 사건이며, 또 하나는 김대중 대통령과 그 가족을 모시면서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24년, 42년 전의 일"이라며 "완주군수로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또 일해 성과를 냈다. 내게 기회를 주면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해서 보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임 후보의 전과에 대해서는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가 문제를 제기했다. 김경민 후보는 JTV전주방송 토론회에서 "학내에서 폭력을 써서 쌍방 간에 고소고발을 했다면 학폭으로 이해하면 되느냐"며 "알선수재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과 그 집안을 모시다보니 그런 일이 생겼다고 얘기해서 깜짝 놀랐는데, 임정엽 후보의 범죄는 결국 김 대통령 가족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임정엽 후보는 "학폭으로 이해하겠다는 것은 무리한 얘기로 전혀 아니다. 학내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아니라, 대학생 시절에 맥주집에서 여대생을 괴롭히는 불량청년들과 다투다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대통령 가족 중에 한 분이 몇 년 전에 전주에 내려와서 대중들 앞에서 '우리 가족이 임정엽 군수에게 빚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것으로 (알선수재는) 답변을 갈음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창녕군수, 후보 7명 중 6명이 전과자
전임자 수사받다 극단적 선택했는데…
누가 누구 비판할 처지도 안돼 '조용'
홍준표 "내 고향이 부패선거구 됐다"


임정엽 무소속 후보가 지난 24일 JTV전주방송이 주관한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가 질문한 1982년의 폭처법 위반과 2002년의 특가법상 알선수재 전과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JTV전주방송 유튜브 임정엽 무소속 후보가 지난 24일 JTV전주방송이 주관한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가 질문한 1982년의 폭처법 위반과 2002년의 특가법상 알선수재 전과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JTV전주방송 유튜브

창녕군수 보궐선거는 전임자가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인데도 출마한 후보 7명 중 전과가 없는 후보는 단 한 명 뿐이다.


성기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01년 음주운전 전과가 있으며, 하종근 무소속 후보는 2008년 특경법상 횡령과 특가법상 뇌물에 재작년에는 소방시설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추가하면서 전과 3범이 됐다. 성낙인 후보는 1995년 도로교통법 위반 전과가 있고, 배효문 후보는 2002년 뇌물수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강돈 후보는 2011년 산림법 위반에 이어 2017년과 2018년에 하천법을 위반하며 전과 3범이 됐으며, 한정우 후보는 2004년 음주운전 전과가 있다.


창녕 지역 정가 관계자는 "길가는 우리 창녕군민 일곱 분을 아무나 불러모은다고 해도 그 중 전과자가 있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으며, 있더라도 고작 한 명 정도 아니겠느냐"며 "군정(郡政)을 이끌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사람 일곱 명 중에 여섯 명이 전과가 있고 그 중 두 명은 전과 3범이라니, 이를 알게 된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냉소가 번져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창녕군수 후보 7명 중 6명이 전과가 있다보니 후보 상호 간의 도덕성 검증과 전과 쟁점 형성이 잘되지 않고 있는 게 울산교육감·전주을 국회의원 재보선과 차이점이다. 누가 누구더러 전과를 놓고 비판할 처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궐선거를 밖에서 바라보고 있는 '제3자'이지만 창녕이 고향인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대신 후보자들의 전과를 문제시하는 SNS 글을 게시할 정도다.


홍준표 시장은 "전임 군수가 부패로 재판을 받다가 자진(自盡)했는데, 지금 나와서 설치는 사람들도 가관"이라며 "군수 1년 하다가 부패로 감옥 갔다온 사람,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고 있는 사람 등 부패 전력이나 부패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또다시 군수를 하겠다고 돌아다니고 있다"고 개탄했다.


나아가 "내 고향 창녕이 경남에서 보기 드문 부패선거구가 돼버렸다"면서도 "이번에는 또다시 보궐선거 걱정없는 깨끗한 사람이 내 고향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완전히 내려놓지 않았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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