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볼 만해?] 재미도 감동도 없는 무색무취 '웅남이'


입력 2023.03.22 10:57 수정 2023.03.22 10:57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박성웅 주연

첫 장편 영화 '웅남이'를 극장에 걸 수 있게 되면서 꿈을 이뤘다고 밝힌 박성광. 그러나 충무로에서 잘나가는 배우들을 캐스팅해 상업영화의 외형을 갖추기는 했지만, 티켓값을 지불하고 관람하기에는 만듦새가 조악하다. 개그맨 출신 감독의 절반의 성공이다.


ⓒ

'웅남이'는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된 단군신화를 차용한 코믹 액션 누아르다. 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나복천(오달수 분)은 어느 날 갑자기 쌍둥이 곰 두 마리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허겁지겁 아내 장경숙(염혜란 분)과 숲으로 곰을 찾아 나섰지만, 그 곳에는 곰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된 아기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나복천과 장경숙은 아이를 집에 데려와 웅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지극정성으로 키운다.


스물 다섯이 된 웅남이는 태생이 곰인 덕분에 동물적인 감각과 체력이 뛰어나다. 특기를 살려 경찰 공무원이 되지만, 자신의 비밀스러운 사연 하나를 알게 된 후 그만두고 친구 말봉(이이경 분)과 함께 백수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중 악행을 저지르는 국제 테러 보스 2인자 이정학으로 오해 받아 경찰에 체포 된다. 이후 생김새가 비슷하고 전직 경찰이었다는 이유로 수사에 투입된다.


웅남이는 조직폭력배 보스 오른팔인 웅복이로 보이기 위해 훈련에 돌입,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기지개를 켠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단군 실화를 모티브 삼아 코미디 액션 장르로 풀어낸 것은 좋았으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꼬여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이 단순하고 평면적이다. 웃음을 주고자 했던 상황은 작위적이고 대사는 말장난 같아 타율이 높지 않다. 소소한 반전을 위한 설정들도 예측 가능해 웅남이의 활약에 카타르시스가 없다.


박성웅, 오달수, 염혜란, 이이경, 최민수에 카메오로 정우성까지 등장해 각자의 역할에서 손색 없는 연기를 펼치나, 그야말로 '재능 낭비'다. 특히 박성웅은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해내 더욱 아쉽다. 사랑받고 자란 웅남이와 범죄조직을 위해 키워진 이정학의 다른 분위기를 비주얼과 특유의 센스를 발휘해 살려냈다. 박성웅의 선구안이 아쉽다.


박성광은 '개그맨 출신' 수식어를 자신을 향한 편견이라고 느끼겠지만, 영화를 본 입장에서는 '개그맨 출신'의 인맥과 인지도 수혜다. 신인 감독이라면 이 같은 호화 라인업으로 개연성 없는 이야기로 메가폰을 잡기 힘들지 않았을까. 22일 개봉. 러닝타임 98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