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 ‘단물빠진’ 껌 시장에 대응…“기능성·재미 입혔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3.03.13 07:21  수정 2023.03.13 08:58

껌 시장 지속 하락세…2015년 기점으로 위축

후식 문화의 변화·먹거리 증가 등 직격탄 작용

기능성 제품·풍선껌 등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 대응

자일리톨 제품 이미지ⓒ제과업계

제과업계가 쪼그라든 껌 시장의 부활을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졸음을 방지하는 기능성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가 하면, 껌 포장지에 읽을 거리를 집어넣는 등이 대표적인 노력이다.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아이돌로 모델을 교체하는 노력도 동반하고 있다.


국내 껌 시장은 갈수록 줄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5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다. 그해 3210억원에 달하던 시장 규모는 2020년대 들어 254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2025년에는 2500억원까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껌의 인기가 식은 것은 소득과 생활 수준이 높아진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여기에 후식 문화의 변화가 미쳤다. 과거에는 식사 후 입가심이나 에티켓 용도로 껌을 씹었지만 지금은 커피와 차, 건강음료 등을 즐기면서 소비자들이 껌을 찾지 않기 시작했다.


먹거리 증가도 껌 시장에 타격을 입혔다. 젤리·초콜릿 등 간식거리가 풍성해지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동전 몇 푼이 생기면 친구들과 껌 한 통을 나눠 먹으며 우정을 다졌으나 가격 마저 치솟으면서 이제는 ‘먼 과거’ 이야기가 됐다.


실제로 껌 수요가 줄어드는 동안 대체 간식으로 젤리 시장이 급격히 부각됐다. 편의점의 펀슈머(Fun+Consumer·재미를 찾는 소비자) 마케팅이 더해지며 젤리 수요가 커졌고, 젤리 시장이 폭풍성장하면서 츄잉푸드(Chewing food·씹을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껌을 많이 씹으면 턱근육이 발달한다’는 학계 연구결과가 껌 시장 축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 소비자의 급격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20분 이내로 껌을 씹는다면 사각턱으로 변화될 우려가 없다는 연구 결과에도 시장 분위기는 다운됐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이 대거 등장한 데다 생과일주스와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 후식·디저트 문화가 발달하다보니 껌 인기가 예전만 못하게 됐다”며 “껌이 외면받는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껌 씹기는 두뇌 활성과 기억력 향상, 치매 예방,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감소한다는 학자들의 긍정적인 연구결과도 충분히 많다”며 “업계서 시장 분위기를 다시 반전시키기 위해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오리온 와우 레인보우 연출 이미지ⓒ오리온
◇ 제과업계, 껌 시장 포기 못 해…재도약 위한 날개짓 시작


제과업계는 껌 시장 공략에 다시 힘을 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실내 마스크가 해제된 이후 대중교통 내에서도 마스크 해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풍선껌 마케팅’ 등 시기적으로도 긍정적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제과의 경우 메가 브랜드 ‘자일리톨’을 앞세워 기능성 제품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가 일반 식품의 기능성 표시 규제를 완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데다, 갈수록 소비자들도 기능성 제품을 선호하는 분위기여서다.


인지도 상승을 이어가기 위해 광고 판촉과 영업활동도 적극 전개하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방탄소년단(BTS)을 자일리톨 껌 모델로 쓰는 등 MZ세대와의 접점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대표적이다.


롯데제과는 여세를 몰아 해외 시장 확장에도 고삐를 당기고 있다. 현재 해외 진출국만 27개 국에 이른다. 미국 카자흐스탄, 슬로베니아, 불가리아가 주요국에 해당한다. 스포츠센터와 지하철역 등 시내 번화가 곳곳에 자일리톨껌 자판기를 설치해 자일리톨껌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후라보노, 자일리톨, 쥬시후레쉬 등 총 9가지 롯데껌 제품은 껌 종이를 활용해 마케팅을 이어나가고 있다. 2015년부터 껌 제품에 짧은 응원메시지를 담은 ‘좋은 껌 함께 해요’ 캠페인을 전개해 왔는데 최근에는 순우리말 알리기, 꽃점, 인생 격려 등의 콘텐츠를 담아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경쟁사 오리온은 올해 풍선꿈 출시를 통해 국내 시장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오리온은 코로나 기간에도 꾸준히 풍선껌 와우 등 신제품 출시를 이어왔다. 최근 실외 마스크가 해제됨에 따라 ‘와우 레인보우’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와우는 1997년 블랙커런트 맛과 플럼 맛을 처음으로 출시한 이래 풍선껌 시장을 선도하며 포도, 소다, 콜라, 레몬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맛을 선보여 왔다. 앞으로도 '상상을 뛰어넘는 FUN 풍선껌’이라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껌 시장이 해마다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마케팅 및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꾸준히 존재하는 껌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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