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더 화려해진 무대 밖 또 다른 무대…MZ세대 공략하는 뮤지컬계


입력 2023.03.07 14:06 수정 2023.03.07 14:0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뮤지컬이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공연장 로비에는 사람들의 대기행렬이 이어진다. 제작사에서 준비한 ‘포토존’을 즐기기 위해서다. 통제하는 사람이 없어도 포토존 앞에서 일렬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다.


ⓒ에스앤코코 ⓒ에스앤코코

화려한 무대로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 5일 3개월여의 여정을 마무리한 ‘물랑루즈!’는 그 명성에 걸맞게 로비에서부터 관객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공연장이었던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로비에는 주인공 사틴의 드레스룸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을 비롯해 ‘물랑루즈!’의 상징인 하트 조형물 포토존, 포토매틱 부스 등의 이벤트를 마련했다.


공연 당시 극장을 찾았던 A씨는 “보통 공연을 보기 직전에 도착하는 편인데 먼저 ‘물랑루즈!’를 본 지인이 일찍 가길 권했다”면서 “건물에 들어서면서부터 압도적인 화려함에 감탄했고, 포토존 등 공연장 곳곳에서 무대의 분위기를 미리 간접 경험하며 이미 작품에 동화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의 로비에선 관객들이 저마다 베토벤이 된 듯 현장에 마련된 피아노 앞에서 연주를 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 이달 26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베토벤’ 공연에서 상징적인 소재인 피아노를 무대 밖으로 꺼내면서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기고 있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뮤지컬들은 주요 장면의 무대 세트를 객석 밖에 똑같이 구현하거나, 상징적인 소재들을 활용해 로비에 포토존을 꾸민다. 눈길을 끄는 점은 과거엔 단순히 포스터나 공연의 핵심 소품으로 간단히 마련됐던 포토존이 최근 몇 년 사이 점점 화려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대만큼 신경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단순히 포토존에 그치지 않고, 극장 밖으로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다양한 체험존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뮤지컬 ‘캣츠’는 세종문화회관 공연에 앞서 복합문화공간 아크앤북과 협업해 작품을 이색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체험존을 운영했다.


몬드리안점(이태원)은 ‘캣츠’의 예술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홍성준 회화작가가 ‘캣츠’의 대표 캐릭터 럼 텀 터거와 미스터 미스토펠리스를 재해석한 미술 작품이 전시됐고, ‘메모리’(Memory) 등 뮤지컬 넘버를 미리 들어볼 수 있는 청음존도 마련됐다.


잠실점은 매장 전체가 거대한 젤리클 놀이터로 변신했다. 개성 넘치는 각양각색 젤리클 고양이들이 모여 축제를 벌이는 ‘캣츠’의 테마를 그대로 매장으로 옮겨 젤리클 고양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색 포토존으로 매장 곳곳이 꾸며진 바 있다. 이밖에도 아크앤북 서울·경기권 6개 모든 매장에 ‘캣츠’ 큐레이션 존이 설치됐고, ‘캣츠’의 원작 도서와 고양이를 테마로 한 제품도 소개됐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과 다양하게 소통할 거리를 늘 찾고 있다. 포토존, 이벤트존도 그 중 하나”라며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선 보기 힘든 한국 뮤지컬 업계만의 특성으로도 볼 수 있는데, 한국 관객들을 조금 더 다양한 경험을 하길 원한다. 특히 최근 티켓 가격이 높아지면서 더 다채로운 볼거리, 즐길거리를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케팅 효과로도 이만한 것이 없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포토존이나 이색 체험 부스를 운영하는 건 일반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으로도 작용한다. 공연의 주 관객층이 되는 2030 여성 관객들의 소셜미디어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SNS를 통해 작품의 홍보가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