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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500만 달러 北전달 후 김용이 고맙다고 말해"…檢진술


입력 2023.02.02 10:27 수정 2023.02.02 10:31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김용, 쌍방울 대북송금 당시 경기도 대변인…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

김성태, 2019년 5월 김용 만나 대북송금 사실 밝혀…김용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 부인

검찰, 쌍방울 대북송금 과정 '윗선' 개입 가능성 수사

쌍방울의 경기도 남북경협 비용 대납경위 집중 수사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좌)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우) ⓒ 연합뉴스, 데일리안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좌)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우) ⓒ 연합뉴스, 데일리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019년 5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만나 경기도 남북 경제협력 비용 대납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는 진술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최근 김 전 회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19년 5월 경기도 대변인이었고, 당시 경기도 정책실장이던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이 대표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김 전 회장은 검찰조사에서 2019년 1월과 4월에 걸쳐 총 5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 돈은 경기도가 2018년 10월 북한에 조성해주기로 합의한 북한 스마트팜 개선 사업 비용을 쌍방울이 대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500만 달러를 전달한 김 전 회장은 2019년 5월 서울 강남구 한 식당에서 김 전 부원장을 만났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은 북한에 돈을 건넸다는 사실을 밝혔고, 김 전 부원장은 '고맙다'는 취지로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전 부원장은 "(대북 경협 자금 대납은)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검찰은 쌍방울이 북한에 거액의 자금을 전달하는 과정에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쌍방울이 북한과 경기도로부터 모두 요청을 받은 후 경기도의 남북경협 비용을 대납하기로 했다고 보고 그 경위와 과정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경기도와 쌍방울, 북한 사이 경협이 본격화한 것은 2018년 10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평양 방문 이후로 전해졌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10월 4~6일 평양을 방문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북한-경기도 간 6개 항목 교류협력에 합의했다. 북한 측은 이 중 황해도 지역 스마트팜 개선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두 달 후인 2018년 12월 초 김 전 회장은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부수 회장과 함께 중국 단둥에서 북한 국가보위성 리호남 공작원과 김성혜 조선아태위 실장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북한 측은 김 전 회장에게 "스마트팜 조성을 윗선에 보고했는데 경기도가 돈을 지급하지 않아서 큰일이다. 쌍방울이 스마트팜 조성 비용 500만 달러를 대신 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 전 회장은 서울 용산구 쌍방울 사옥에서 이 전 부지사를 만나 북한 측 요청을 들어줄 방법을 의논했다고 한다. 이 전 부지사는 "500만 달러가 문제냐"며 김 전 회장에게 남북경협 비용을 사실상 대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팜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으로, 남북 교류협력의 첫 단추란 상징성을 갖고 있었다.


김 전 회장은 같은 달 다시 중국에서 리호남, 김성혜 등을 만나 쌍방울이 스마트팜 조성 비용을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대북사업 구상을 담은 'N프로젝트'를 북한 인사들에게 소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N은 북한(North Korea) 영문명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이 프로젝트에는 쌍방울이 북한의 광물 개발 및 건설 사업 등에 참여하는 방안이 담겼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한 달 후인 2019년 1월 200만 달러를 밀반출해 북한에 전달했고, 같은 해 4월에는 마카오에서 환치기 수법으로 300만 달러를 추가로 전달하는 등 총 500만 달러를 북한에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쌍방울과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가 경제협력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의심한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와 함께 2019년 5월 12일 중국 선양에서 북한 민경련 관계자들을 만나 ▲원산 갈마지구 리조트 건설 ▲북한 전력 공급 인프라 공사 참여 ▲희토류 매장지인 단천특구 개발사업권 등을 그룹 계열사 3곳에 보장해 준다는 내용의 협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은 그 대가로 북한에 1억 달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검찰은 최근 쌍방울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계약서 등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쌍방울의 대북송금이 이뤄지던 2019년 5∼11월 북한에 이 대표 방북을 요청한 공문을 여러 차례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쌍방울-민경련 협약식 현장에 이 전 부지사 등 경기도 관계자들이 참석한 사실을 파악하고, 경기도와 이 대표가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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