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호텔부터 할인점‧아울렛까지’ 충성고객 잡기 나선 유통가


입력 2023.02.02 07:10 수정 2023.02.02 07:10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3고 현상에 소비심리 ‘꽁꽁’…“불황에 믿을 곳은 단골뿐”

본격적인 엔데믹 전환,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전장 이동

롯데호텔은 지난달 31일 ‘롯데호텔 리워즈’ 멤버십을 전면 개편했다.ⓒ롯데호텔 롯데호텔은 지난달 31일 ‘롯데호텔 리워즈’ 멤버십을 전면 개편했다.ⓒ롯데호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맞물려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집객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고 있다.


멤버십 제도를 개편해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 등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한편 충성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등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앞서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급증할 당시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 같은 경쟁이 치열했다면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를 맞아 이제는 오프라인 채널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분위기다.


호텔업계는 엔데믹 전환 이후 고객 확보를 위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업종으로 꼽힌다.


롯데호텔은 지난달 31일 ‘롯데호텔 리워즈’ 멤버십을 전면 개편했다.


각 등급별 포인트 적립률을 최대 10%까지 높이고, 포인트 유효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했다.


충성 고객을 위한 혜택도 한층 강화했다.


골드 이상의 회원에게는 객실 업그레이드, 호텔 바우처과 레이트 체크아웃 특전이 제공된다.


플래티넘 회원은 무료 조식 5회 혜택이 추가로 제공되며, 실적을 이월시킬 수도 있어 이듬해 등급 유지가 용이하도록 구성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2월1일 다이닝 멤버십을 리뉴얼 론칭했다. 고물가에도 프리미엄 다이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등급을 기존 두 단계에서 세 단계로 확대하고 연회비 상당의 바우처를 제공해 고객 만족감을 높였다.


이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도 이달 1일 연간 멤버십 ‘비트윈(BTWIN)’의 혜택을 확대 개편했고, 서울드래곤시티는 지난달 신규 멤버십 '프레스티지 클럽'을 론칭, 멤버십 회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아울렛도 영리치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세계사이먼은 이달부터 기존 멤버십 3단계 등급을 4단계로 확대 개편했다. 연간 1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부여되는 최상위 등급인 ‘프리미엄 멤버스’과 함께 연간 4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부여되는 ‘골드’ 등급을 운영한다.


'골드' 등급의 약 30%는 '2030 영리치' 고객이다. 무료 음료, 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라운지 월 1회 이용 혜택을 비롯해 ▲나만의 사은행사 연간 2회 제공 ▲브랜드 추가 할인 혜택을 담은 멤버십 쿠폰북 제공 등의 VIP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이하 트레이더스)은 지난달 1일 ‘트레이더스 클럽’ 멤버십을 본격 론칭했다.


유료 멤버십으로 연회비가 3만원~7만원 수준이지만 멤버십 전용 할인 상품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TR 캐시를 적립할 수 있어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트레이더스 유료 멤버십 가입자 수는 작년 10월 첫 도입 이후 두 달 가량 진행된 얼리버드 가입 프로모션 기간 동안 누적 47만명으로 늘었다.


멤버십 도입 전인 작년 1~9월 트레이더스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신장률은 1.8%에 머물렀지만, 멤버십 도입 후인 10~11월 두 달 동안은 매출이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 10월4일(멤버십 오픈일)부터 11월30일까지의 멤버십 회원 객단가도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이는 멤버십을 가입하지 않은 고객 객단가와 비교해 55% 높은 수준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멤버십 확대 등 충성고객 확보 경쟁이 금리, 물가, 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는 가운데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VIP 허들을 낮추고 소비자 혜택을 확대할수록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증가할 당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항해 고객을 매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 멤버십 혜택을 확대했던 백화점업계는 최근 들어 우수고객 기준을 높이고 혜택을 줄이고 있다. 작년 보복소비 효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리오프닝 기대감도 있지만 작년보다 올해 경기가 더 안 좋을 것이란 전망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성고객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경쟁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경기가 어려울수록 마케팅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