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고의 패배? 꽃길 접어든 스페인

일본, 독일 이어 스페인 꺾고 조 1위로 16강 진출

E조 2위 내려앉은 스페인, 16강서 모로코와 맞대결

조 2위가 된 스페인은 16강서 모로코와 만난다. ⓒ AP=뉴시스

‘사무라이 블루’ 일본이 독일에 이어 스페인까지 잡는 파란을 일으키며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일본은 2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전반 1골을 내줬지만 후반 2골을 몰아치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일본은 2승 1패(승점 6)를 기록, 스페인을 제치고 E조 1위를 확정지었다. 아시아 축구연맹 소속 국가 가운데 호주에 이은 두 번째 16강 진출이다. 이제 일본은 F조 2위 크로아티아와 16강서 맞붙는다.

논란의 장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1-1로 맞선 후반 6분 일본의 두 번째 득점이 나온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일본은 도안 리쓰가 오른쪽에서 올린 패스를 가오루 미토마가 미끄러지며 올렸고 이를 다나카 아오가 골로 연결시켰다. 이 과정에서 공이 골라인을 나간 것으로 보였으나 한참 걸린 비디오판독 끝에 득점이 선언됐고 결승 역전골을 뽑아낸 일본은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주목할 팀은 스페인이다. 이날 스페인은 볼 점유율에서 78%-(경합8%)-14%를 기록, 그야말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스페인 특유의 숏패스 운영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 일본이 224개의 패스만 주고받는 사이 무려 1070개의 패스가 오가며 상대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패스 성공률 역시 92.7%로 나무랄 데 없는 경기력이었다.

그러나 공격의 날카로움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다. 슈팅 숫자에서 14-6으로 앞선 스페인은 유효 슈팅이 5개였는데 이 중 골로 연결된 슈팅은 단 1개에 불과했다. 여기에 대부분의 공격은 빌드업 과정에서 지나치게 신중했다는 평가도 따른다.

스페인은 최종전서 주전 선수 4명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 AP=뉴시스

일각에서는 스페인이 느슨한 경기 운영으로 패배를 방관, 16강 상대를 고른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페인과 일본이 속한 E조는 16강서 F조 1~2위 팀과 맞붙는다. F조의 최종전은 E조보다 4시간 먼저 킥오프됐고 돌풍을 일으킨 모로코가 조 1위, 그리고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크로아티아가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당초 F조는 FIFA 랭킹 2위인 벨기에와 끈끈한 조직력의 크로아티아가 16강에 오를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자중지란의 벨기에가 탈락하면서 E조의 셈법도 달라졌다. 즉, 까다로운 상대 크로아티아보다는 한 수 아래 전력의 모로코를 상대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크로아티아를 피한 스페인이 16강서 승리를 거둔다면 8강 대진도 크게 나쁘지 않다. 8강 매치업은 H조 1위와 G조 2위의 승자인데 지금으로서는 포르투갈과 스위스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의 패배 여부는 스페인 대표팀 관계자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알 수 없고 앞으로 알려지지도 않을 전망이다. 다만 스페인은 1~2차전서 선발 출전하지 않았던 벤치 멤버를 무려 4명(알바로 모라타, 니코 윌리엄스, 알레한드로 발데, 파우 토레스)이나 기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