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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일대 순찰했다고 하더니…사실은 집으로 귀가한 용산구청장


입력 2022.11.11 10:54 수정 2022.11.11 10:56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구청장, 주민 문자메시지 받고서야 현장 출발

구청장 측 “참사 트라우마에 헷갈렸다”

경남 의령 지역 축제 참석 해명도 거짓…“면담만 했다”

용혜인 의원 “종합상황실 설치 안했다…비상연락망도 가동 안 해”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이태원 참사’ 관련 현안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이태원 참사’ 관련 현안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태원 참사 발생 전 현장점검을 했다고 밝혔던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의 거짓으로 드러났다.


11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참사 발생 전 이태원 일대를 순찰했다고 주장했지만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참사 발생 두 시간 전쯤 현장 부근 집으로 향했다.


애초 박 구청장 측은 경남 의령군 축제에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구청 근처에서 내려 자택에서 약 80m 떨어진 퀴논길을 걸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구청장의 이 같은 해명은 거짓말로 밝혀졌다. 박 구청장은 이태원 앤틱가구 거리에서 하차한 후 곧장 집으로 향했다. 앤틱가구 거리는 퀴논길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으로, 참사가 난 세계음식문화거리나 퀴논길보다 유동 인구가 적은 편이다. 애초 이태원 거리 인파의 밀집 상황을 인지조차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박 구청장은 밤 10시50분쯤 주민으로부터 ‘참사가 발생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서야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


이후 박 구청장의 당일 행적과 동선에 대한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가 본격화되자, 박 구청장 측은 착각했다고 해명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SBS 측에 “참사 당일 출장에서 돌아와 경황이 없었고 참사 트라우마에 헷갈렸다”며 “평소 동선대로 귀가했다고 생각했고, 한 번 더 거리로 나왔다는 건 부정확한 기억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기획된 거짓말은 결콘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박 구청장의 ‘거짓말’ 의혹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 구청장 측은 “이태원 참사 당일 경남 의령에서 열린 지역 축제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영상 축전만 보내고 지역 축에 불참한 것으로 드러났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박 구청장은 집안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의령으로 갔으며, 의령 군수를 약 10분 면담한 것이 전부”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자 박 구청장은 “행자에 참석하지 않고 면담만 하고 왔다”고 해명했다.


이태원 참사 전부터 핼러윈 축제를 대비해 종합상황실을 운영했다는 박 구청장의 주장도 도마위에 올랐다.


용 의원에 따르면 용산구청은 종합상황실을 따로 설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당직실에 근무자 3명을 늘렸다. 당시 당직실은 상황실에서 연락을 받지도 못했고 당직실 주요 역할인 비상연락망도 가동하지 않았다.


앞서 용산구청 측은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용산구청장이 29일 밤 10시50분쯤 현장에 도착 후 비상연락망 가동을 지시했고, 밤 11시엔 긴급상황실을 설치해 비상대책회의를 했으며, 30일 0시20분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사고 수습 지원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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