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 베팅 봇물...인버스·곱버스 ETF ‘활짝’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2.10.24 05:00  수정 2022.10.24 05:00

1개월 수익률 상위 20개 중 17개 인버스·곱버스

‘KODEX 200선물인버스2X’ 올해 거래대금만 99조

코스피가 소폭 하락해 2210대로 내려간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97p(0.22%) 내린 2213.12로 장을 마쳤다.ⓒ연합뉴스

올해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지수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와 곱버스 상품(인버스 2배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다만 상승장을 기대하는 순방향 ETF에도 자금이 유입돼 증시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를 반영하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9월21일~10월21일) ETF 수익률 상위 20개 종목 중 17개가 인버스 및 곱버스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으로 좁혀보면 곱버스 ETF가 6개에 달했다.


인버스는 기초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구조의 ETF를 뜻한다. 곱버스는 ‘인버스’ 가격 변동 폭의 2배로 움직이는 상품으로 ‘곱하기+인버스’를 줄인 말이다. 인버스의 2배 만큼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합성 H)’으로 19.79%의 수익을 냈다.


올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반대로 2배 움직이는 상품의 수익률은 올라갔다. ‘KBSTAR 차이나H선물인버스(H)’(15.19%),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인버스(H)’(13.44%) 등의 수익률도 높았다.


이어 코스피200 선물지수 하락률의 2배를 추종하는 곱버스 상품들이 줄줄이 수익률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ARIRANG 200선물인버스2X’(12.06%), ‘KBSTAR 200선물인버스2X’(12.00%), ‘KODEX 200선물인버스2X’(11.91%), ‘TIGER 200선물인버스2X’(11.79%), ‘KOSEF 200선물인버스2X’(11.76%) 등의 순이다. 이 상품들 모두 올해 들어 약 70%의 수익을 냈다.


ETF 최근 1개월 수익률 TOP 10ⓒ데일리안

반면 수익률 최하위권 그룹에는 지수 상승의 2배 수익을 내도록 설계돼 있는 레버리지 상품들이 자리했다.


최근 한 달 간 ‘KINDEX 베트남VN30선물블룸버그레버리지(H)’가 마이너스(-) 36.57%로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베트남 증시의 2배 수익률을 추구한다.


또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36.49%),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27.50%), ‘TIGER KRX인터넷K-뉴딜’(-25.30%) 등의 수익률도 낮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시 하락 시 수익을 얻는 인버스 상품이 주목 받으면서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올해 거래대금은 99조3244억원에 달한다. 지난 3년간 거래대금 1위이자 코스피200 지수를 2배로 따르는 ‘KODEX 레버리지’(78조4909억원)를 앞섰다. 시장 참여자들이 그만큼 지수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는 코스닥150지수 곱버스 상품까지 등장했다. 지난 17일 코스피200·코스닥150지수에 기반한 레버리지·인버스형 상장지수증권(ETN) 22종이 한국거래소에 상장됐다. 특히 국내 증시에선 최초로 코스닥150 선물지수의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인버스2X 코스닥150 선물’ ETN이 상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상승장을 기대하는 순방향 ETF에도 자금이 몰리며 국내 증시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는 투자자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DEX 레버리지’의 최근 한 달 거래대금 규모는 9조2614억원으로 ‘KODEX 200선물인버스2X’(16조585억원)에 이은 2위다.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하는 ‘KODEX 200’(5조6706억원)도 거래대금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면 전환을 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버스·레버리지 ETF를 단기 매매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는 하락장에서 하방에 대한 방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원금 회복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고 인버스 ETF는 방향을 맞추더라도 시점을 맞추지 못한다면 짊어지는 리스크 대비 리턴이 매우 낮다”며 “레버리지도 추세 전환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단기 트레이딩 목적으로 사용할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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