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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몸풀기' 나선 '김기현·안철수·유승민'…견제구로 신경전 '후끈'


입력 2022.10.03 04:00 수정 2022.10.02 23:15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김기현, 野이재명 이어 安·劉까지 동시 견제

안철수도 '李-劉' 견제하며 존재감 부각 시동

유승민, '할 말 하는 정치인' 이미지 선점 시도

"전당대회 멀지 않아…경쟁 더 표면화 될 것"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구체적인 전당대회 일정이 결정되기 전에 미리 이슈를 선점해 당심과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물론 당내와 서로에 대한 견제구까지 던지면서 차기 당권 주자로서의 존재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심지어 이 대표를 '자기부정의 중환자', '비리 의혹의 몸통', '뇌물 참사의 몸통'이라고 표현하면서까지 강력하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장 당원교육 특강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이 어려운 국면에서 무엇인가 역할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강한 요구를 많이 받고 있다. 이제 시기가 성숙돼가고 있다"며 사실상 당권 도전 의지를 밝힌 이후 거야(巨野)에 맞설 여당 대표로서의 자질을 부각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김 의원은 자신이 거야에 맞설 힘을 가진데다 당내 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정치인임을 확인시키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세 이외에도 당내 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쓴소리도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같은 당내 유력 당권 주자들에 대해서도 견제에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샌님 같은 이미지 정치, 그때그때 간을 보다 여야 논쟁이 치열해지면 뒤로 숨어버리는 비겁한 정치, 내부 총질에 익숙한 배신의 정치로는 우리 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정치권에선 이 글이 유력한 당권 후보인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의 견제 대상이 된 안철수 의원도 최근 존재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계입문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더 이상 정치의 변화를 요구하지 않겠다. 이제는 정치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발언하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안 의원 역시 이재명 대표 공세를 주요 전략으로 선정한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처럼 권력을 잡으면 낙원이 될 것처럼 거짓 약속을 한다거나, 국가의 미래 대신에 개인의 권력이라는 사적인 이익만 고려하는 나쁜 정치는 끝장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대표가 '기본소득론'을 재차 주창하자 이를 곧바로 비판하면서 야당 대표와 맞설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안 의원도 다른 당권 주자들에 대한 견제도 나섰다. 안 의원은 지난달 29일 "여러 과정을 통해 당원들의 신뢰를 잃었다"며 "지난 경기지사 후보 선거 때 경선에서 패하지 않았나. 현재 조사와는 별도로 실제로 (당대표) 경선에 들어가면 위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유 전 의원을 직접 견제하기도 했다.


김 의원에 이어 안 의원 까지 유 전 의원에 대한 견제에 나선 이유는 유 전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설 의지를 간접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대구 경북대에서 열린 특강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라를 위해서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꼭 하겠다"며 당권 도전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꺼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특히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때리기'에 나서면서 대야(對野)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한편, 당내 정책적인 부분까지 지적하며 '할 말은 하는 정치인' 이미지 선점에 나섰다. 견제의 대상을 당 안팎으로 설정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기본소득 등 기본XX 시리즈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소득주도성장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이 드는 나쁜 정책"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이와 함께 "우리 당이 기본소득을 당당하게 비판하려면 한가지 꼭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바로 당 정강정책의 1번에 있는 '기본소득'을 폐기하는 일"이라며 당에 대한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 대표를 쫓아내려고 전국위를 소집해서 하루 아침에 당헌당규는 뚝딱 고치면서, 이 대표의 대표적인 정책 사기·악성 포퓰리즘을 제대로 공격하려는 노력은 왜 안하느냐"며 "우리 스스로 논리의 모순을 안고 있으면서 어떻게 비판을 하느냐. 기본소득을 폐기하는 정강정책 개정을 당장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親) 이준석계 당심을 의식한 데다 기존 '개혁보수'의 이미지를 공고화 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이 같은 당권 주자간 견제가 이제 시작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얘기가 나오는 대로 전당대회가 빨리 열려 내년 1월 초에 열린다면 100일이 조금 넘게 남은 것인 만큼 지금부터 준비해도 빠른 건 아니다"라며 "각 주자들이 자신이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고 벌써부터 견제에 나선 만큼 앞으로 직접적인 경쟁이 표면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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