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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盧 소환해 민주당 꾸짖은 정진석…野는 '야유'


입력 2022.09.30 01:15 수정 2022.09.29 23:5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정진석 정기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

"이재명 방탄에 169석 힘 다 쓰고 있어"

"DJ·盧, 현 민주당 어떻게 생각하겠나"

"李 억울? 朴은 돈 한 분 안 받고 감옥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상정을 앞둔 가운데 로텐더홀에서 '협치파괴, 의회폭거'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상정을 앞둔 가운데 로텐더홀에서 '협치파괴, 의회폭거'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전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평가해 관심을 모았다. 이전의 민주당 지도자들은 지지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익을 위한 결정을 했던 것과 달리 지금의 민주당은 오로지 당리당략을 위해 국익마저 저버리고 있다는 취지에서다.


29일 교섭단체대표연설에 나선 정 위원장은 "제가 기억하는 과거의 민주당은 결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지금의 민주당을 보면서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께서 과연 무슨 생각을 하시겠느냐"며 "민주당 의원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고 질타했다.


정 위원장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은 지지층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라는 용단을 내렸다"며 "이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계속 이어져 2004년 서울 장충체육관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일본 스모 경기가 펼쳐지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때도 진보진영은 반일감정을 부추기며 우리 문화가 일본에 잠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24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K-POP, K-DRAMA를 비롯한 우리 대중문화가 일본을 뒤덮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또한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단체들의 극렬한 반발에도 과감하게 한미 FTA를 추진했고, 이라크 파병,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이르기까지 국익을 위한 지도자의 용기 있는 결단을 보여줬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임기 동안 세 아들 모두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단 한 번도 사법을 정치의 영역에 끌어들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의 민주당은 과거와 달리 이재명 대표 한 명을 지키기 위해 국익을 외면하고 있다는 게 정 의원의 판단이다. 그는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변호사비 대납, 애당초 우리 당에서 처음 내놓은 사건은 하나도 없다"며 "모두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고 거대한 권력 카르텔에 의해 벌어진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당선돼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단 정 위원장은 현재 5선의 반열에 올랐다. 정치 입문 전에는 한국일보 기자와 논설위원을 거치며 중진 의원 중에서도 한국 정치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관찰하고 또 경험했던 인사로 꼽힌다. 지역적으로는 '중원'인 충청 출신으로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정파적 대립이나 위기 상황에서 조율자 역할을 주로 맡았었다.


정 위원장은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돈 한 푼 받지 않았다며 사법 당국의 수사가 억울하다고 한다"며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은 돈 받아서 감옥에 보냈느냐. 돈 한 푼 받지 않고도 1,737일 동안 옥고를 치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도 잘못이 있으면 감옥에 보내는 것이 지엄한 대한민국의 법인데, 도대체 누가 예외가 될 수 있느냐"며 "이제 사법의 영역은 사법에 맡겨 놓고, 국회는 국회의 일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사실 민주당 내에서도 정 위원장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인사들이 없지 않다. 친노·친문 진영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노사모는 노 대통령 당선 뒤 '비판할 건 우리가 먼저 하겠다'며 비판적 지지를 선언했지만, 지금의 지지층은 맹목적 팬덤이 됐다"며 "지도자나 의원들도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결단할 건 했지만, 지금은 '국민의 뜻'이라는 미명 하에 지지층 눈치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 다수는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정 위원장이 두 전직 대통령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고성과 함께 야유가 터져 나왔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집권여당 대표의 연설이 아니라 야당 대변인의 논평 같았다"며 "남 탓으로 일관한 공허한 연설"이라고 받아쳤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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