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규제 앞둔 ‘리볼빙’ 판매 열중…취약차주 건전성 악화 ‘우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2.09.25 06:01  수정 2022.09.23 17:16

8월 말 리볼빙 잔액 7조원 육박

금융당국 11월부터 규제 시행

신용카드 이미지.ⓒ픽사베이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결제성 리볼빙 규모가 계속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강화를 앞두고 카드사들이 수익확보를 위해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모습이다. 결과적으로 금융당국의 경고가 통하지 않는 모양새가 된 가운데, 부실위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총 6조8100억원으로 전월 말 6조6651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곧 7조원을 목전에 둔 리볼빙 잔액은 지난 2020년 말 5조3900억원에서 지난해 말 6조800억원으로 12.8% 증가한 후 올해 들어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월 리볼빙 총 잔액은 2245억원이었지만 5월 말 규제강화가 예고된 후 6월 부터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3개월 간 전체 잔액 증가치의 65%가 집중됐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20%에 육박하는 고금리 리볼빙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와 카드사들에게 꾸준히 고위험 자산 확대 경고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던 셈이다.


카드사들이 리볼빙 판매에 집중하는 이유는 올해부터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때 반영되면서 카드론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기 위함이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이용 고객이 카드 대금 중 일정 비율만 결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대출 형태로 전환해 다음 달로 넘겨 결제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서비스다. 적절히 활용하면 연체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서 일시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높은 수수료율로 인해 이월기간이 지속되면 상환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주의해야 한다.


국내 7개 전업카드사 리볼빙 이월잔액. ⓒ데일리안 이세미 기자

현재 카드사들은 리볼빙에 대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 5월 말 금융감독원은 카드업계에 대한 현황점검을 실시한 후 지난달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개선방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개선방안에는 리볼빙 설명서에 분할 납부 서비스, 카드론 등 유사 상품의 금리 수준과 변동, 고정금리 여부를 표시하고 소비자에게 리볼빙 수수료율 산정 내역서를 제공하도록 했다. 또 현재 10% 이상으로 돼 있는 최소결제비율을 소비자 특성에 맞춰 상향 조정 및 차등화된다. 이달부터는 중·저신용자에게는 텔레마케팅(TM)을 통한 리볼빙 서비스 판매권유도 제한하고 있다.


다만 오는 11월부터 주요 조치들이 시행될 예정으로, 리볼빙 축소 효과는 내년 초에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들이 리볼빙 주 고객인만큼 연체율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며 “향후 규제강화로 수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마케팅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수수료에 대한 설명이 빠진 불완전판매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용카드 리볼빙 관련 민원이 3년 간 260건에 달하는 가운데 절반 이상인 161건이 ‘불완전판매’와 관련됐다. 소비자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상품설명을 하거나 ‘이용료나 가입비가 없다’며 자연스럽게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다.


송 의원은 “리볼빙 마케팅 행태는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고객들에게 고비용을 전가하는 형식이라, 결국 ‘빚폭탄’이 될 수 있다”며 “감독당국은 이러한 불완전판매 관행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와 더불어 기발표한 개선대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