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3일 대만 타이페이 TWTC 난강홀서 열리는 ´K-1 월드그랑프리 2008 타이페이´에서 루슬란은 개막전 출전 티켓 1장을 놓고 8강 토너먼트에서 경쟁자들과 겨루게 된다.
공격 일변도의 화끈한 파이팅에 화려한 기술, 여기에 잘생긴 외모와 매너까지 갖춘 루슬란은 2006년까지만 해도 K-1의 가장 확실한 ´차세대 주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상종가를 치고 있는 ´악동´ 바다 하리(24·모로코)보다도 먼저 주목을 받았던 파이터가 바로 루슬란이다.
펀치와 발차기를 끊임없이 내며 시종일관 앞으로 밀고 나가는 인파이터 타입의 그는 일단 공이 울리면 좀처럼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로킥, 미들킥, 펀치연타, ‘기습’ 백스핀 블로우, 상대의 급소를 노리는 러시안 스핀킥 등 다양한 공격패턴으로 상대를 향해 돌진한다.
또한 피터 아츠나 제롬 르 밴너 같은 인기스타들이 그랬던 것처럼 공격본능이 끓어 넘치는 파이터다. 때문에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은 점차 인파이터 스타일이 사라지고 있는 K-1 무대에서 그의 ‘희소성’을 높이 샀다.
하지만 2006 파이널 무대에서 베테랑 글라우베 페이토자에게 무너진 이후 바다 하리와의 라이벌전, 멜빈 마누프와의 원매치에서 잇달아 고배를 들며 ´뜨는 별´에서 ´지는 별´로 전락하고 말았다.
특히 승리할 때는 어렵게 판정승으로 이기고, 질 때는 넉 아웃으로 패하는 경우가 많아 ´내구성´이나 ´방어능력´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뛰어난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미래를 맡기고 키워줄 만한 재목은 아니라는 것. 때문에 현재 ‘라이벌’ 바다 하리에게 명성이나 지명도에서 모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회에서 루슬란과 첫 경기를 가질 상대는 토미히라 타츠후미(32·일본). 일본 입식격투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워낙 투지와 근성이 좋아 ´토너먼트의 악몽´으로 불리는 파이터다.
웬만한 충격을 받아도 끝까지 경기에 임하는 타입으로 종료 공이 울리는 순간까지 상대를 끈질기게 괴롭힌다. 일단 양 선수 모두 소극적인 경기는 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은 승부가 예상된다. 이 경기 승자는 김영현(32·217cm)과 4강에서 맞붙게 된다.
루슬란과 함께 우승을 놓고 경합을 벌일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는 극진회관의 가라데 파이터 알렉산더 피츠크노프(29·러시아)가 유력하다. 둘 다 러시아의 K-1세력을 대표할 기대주로 꼽히고 있는 선수들로 이번 대회에서는 진검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진운에서는 루슬란이 다소 불리하다. 그동안 토너먼트 대진에서 운이 없었다고 평가받던 피츠크노프는 이번에는 노부 하야시에 이어 ‘박용수vs장칭준’의 승자와 차례로 만나게 된다.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끈적끈적한 토미히라와 ‘거인’ 김영현을 차례로 상대하는 루슬란 쪽이 좀 더 체력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연 루슬란은 ´기회의 땅´ 타이페이에서 다시금 예전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빛을 잃은 ´신성´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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