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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라고” 살아있는 전인지, 플라잉덤보 향해 비상 약속


입력 2022.06.27 08:55 수정 2022.06.28 15:21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LPGA]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

약 4년 만에 메이저 우승으로 화려한 부활 예고

힘들었던 시절 떠올리며 팬들에게 새 목표 제시

전인지는 27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파72·6831야드)에서 펼쳐진 KPMG 위민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하며 정상에 등극했다. ⓒ AP=뉴시스 전인지는 27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파72·6831야드)에서 펼쳐진 KPMG 위민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하며 정상에 등극했다. ⓒ AP=뉴시스

‘메이저 퀸’ 전인지(28)가 긴 터널에서 벗어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전인지는 27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파72·6831야드)에서 펼쳐진 KPMG 위민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하며 정상에 등극했다. 우승 상금 135만 달러(약 17억5000만원).


'챔피언 퍼트'를 넣고 공을 들어올리며 기뻐한 전인지는 김세영·최혜진 등 동료들에게 축하의 물 세례를 받았다. 2020 US여자오픈 김아림(27) 이후 없었던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도 일궜다.


2016년 에비앙 챔피언 우승 때 이어 또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다.


1라운드에서 8언더파로 2위를 5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나선 전인지는 2라운드에서 6타 차로 달아났다. 이 대회에서 2라운드까지 6타 앞선 선수가 뒤집힌 적은 없었지만, 전인지는 우승까지 험난한 코스를 걸어야 했다.


3라운드에서 3타 차 추격을 허용하고, 4라운드(버디 2개, 보기 5개)에서는 톰프슨에게 잠시 선두를 내주기도 했지만 막판 역전에 성공, 공동 2위 렉시 톰프슨(미국)-이민지(호주·이상 4언더파 284타)를 한 타 차로 밀어내고 트로피를 품었다.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긴 슬럼프를 거친 전인지는 메이저 퀸답게 부활도 메이저무대에서 알렸다.


전인지는 메이저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여 ‘메이저 퀸’으로도 불렸던 선수다. 2015년 US여자오픈,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번 대회 전까지 LPGA 투어 통산 3승 중 메이저대회에서 2승을 따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했던 2013년에도 국내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 5월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의 메이저대회인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 정상에 등극했다. 이후 LPGA에서 두 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골프 팬들의 뜨거운 사랑과 기대를 받았다.


신인왕과 최저 타수상까지 석권한 전인지가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후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한 차례 우승 외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기대가 컸던 일부 팬들은 전인지를 향해 ‘이렇게 할 거라면 차라리 은퇴해라’ 등 뼈를 때리는 악플을 달았다.


의기소침한 전인지는 2020년 초, ‘정말 골프를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기다려줄 수 없는 팬들을 감당하기 어려웠고, 스스로도 크게 실망했다.


전인지에게는 코로나19가 오히려 기회가 됐다. LPGA투어 일정이 멈춘 가운데 전인지는 생각할 시간을 가지며 심리적 여유를 찾으며 다시 일어설 준비를 했다. 2020시즌에는 상금 순위 40위권으로 진입했고, 지난 시즌에는 톱10에도 8차례 이름을 올리며 잊히던 ‘전인지’를 알렸다.


전인지 ⓒ AP=뉴시스 전인지 ⓒ AP=뉴시스

마침내 올 시즌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공동 2위에 올랐다. 이후 톱10 진입이 없어 답답했지만,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약 4년 만에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전인지는 경기 후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은퇴하라는 댓글도 봤다. 하지만 난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울 때도 진심으로 나를 응원하며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어떤 때는 응원조차 부담스러워 팬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우리 '플라잉 덤보' 팬카페 여러분들 덕분에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화려한 부활을 알린 전인지는 팬들 앞에서 새로운 목표도 당당하게 밝혔다. 전인지는 “메이저 3승을 했으니 나에게 또 다른 목표가 더 생겼다. 내 앞에 놓인 새로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전인지가 말한 새로운 목표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다. 5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남은 AIG 여자오픈,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1승을 추가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달성한다. 한국 선수 중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현재까지는 박인비(34) 뿐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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