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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진 돼도 걱정”…뮤지컬 수요 살아나자, 덩달아 활기 띄는 암표상들


입력 2022.06.07 14:03 수정 2022.06.07 14:0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데스노트' '웃는남자' '레베카' 등 인기 대작 매진 행렬

암표상들, 티켓 거래 사이트서 '웃돈' 얹어 재판매

뮤지컬 업계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연이은 티켓 매진 행렬을 반기면서도, 덩달아 다시 등장한 암표상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는 뮤지컬 시장에 암표상들이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연예술 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1494억1068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709억5451만5000원) 대비 약 1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대형 공연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면서다.


ⓒ오디컴퍼니, EMK뮤지컬컴퍼니 ⓒ오디컴퍼니, EMK뮤지컬컴퍼니

현재 공연 중인 ‘데스노트’를 비롯해 공연을 앞둔 ‘레베카’(6월 3일 개막) ‘웃는 남자’(6월10일 개막) ‘킹키부츠’(7월20일 개막) 등 다수의 뮤지컬이 매진되면서 뮤지컬 매출 성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반가워야 할 매진 행렬에도 팬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잇따른다. 이는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표를 구매하고 웃돈을 얹어서 파는 행위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웃는 남자’에 출연하는 박효신의 팬이라는 A씨는 “1차 티켓팅에 실패하고 티켓 양도·거래 사이트를 찾았다.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공연을 보고 싶었지만 터무니없는 프리미엄이 붙어 결국 티켓 구매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팬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제작사나 홍보사도 고민이 깊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티켓 오픈 때마다 관객들의 항의 전화와 메일이 폭주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암표상이 활개를 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이전에도 암표상들이 존재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생겨난 뮤지컬에 대한 팬들의 갈증을 이용해 더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법거래 티켓은 이전에도 공연계의 질서를 흐트러뜨리는 주범으로 여러 차례 지적이 돼 왔는데, 코로나19 시기를 맞아 더욱 기승을 부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무대에 올리고 있는 공연이 한정된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가용 객석의 수도 정해져 있어 티켓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소위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이 예상되는 대작들에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더 티켓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졌다.


이런 ‘명당’을 차지하려는 뮤지컬 팬들의 소비 심리를 암표상들은 적극 악용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당시 리셀러들에 의해 나온 티켓이 실제 판매로까지 이어지면서 ‘인기작의 티켓은 얼마든지 프리미엄을 붙여도 팔린다’는 확신까지 주게 됐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리셀러들이 더 과감한 프리미엄을 붙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현행법으로 매크로를 이용한 티켓 대량 구매를 처벌할 규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제작사들이 자체적으로 불법 티켓 예매 방지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내놓고 있지만 그 역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다.


한 공연 관계자는 “일부 제작사에서는 일단 티켓이 팔리기만 하면 공연 수익면에서는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단속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심지어는 ‘웃돈이 붙는 작품=인기작’이라는 인식 때문에 오히려 방치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암표상을 방치하게 되면 애꿎은 소비지만 피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소비자들도 공연계를 떠날 가능성이 높고, 결국엔 뮤지컬 업계의 시장 활성화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불법 거래 정황이 확인되면 예매 취소 등 단호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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