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盧 정신 계승" 친서 전달…이준석 "권 여사도 좋게 봐"

권양숙 여사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13주기 행사를 마치고 노 전 대통령 묘소에서 분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을 맞아 권양숙 여사에서 친서를 전달했다. 친서에는 소탈했던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기억하고 반칙과 특권에 맞섰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친서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전달했다. 한미 정상회담과 이어진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석 등 일정으로 직접 참석하지 못한 윤 대통령은 김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을 봉하마을로 보내 예우를 다했다.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난 윤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추도식 관련해 "한국 정치에 참 안타깝고 비극적인 일"이라며 "권양숙 여사를 위로하는 말씀을 (친서에) 담았다"고 밝혔었다. 또한 친서에는 "때가 되면 찾아뵙고 싶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도 수차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각별한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월 제주 해군기지를 방문했을 당시 노 전 대통령이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한 것에 대해 "고뇌와 결단을 가슴에 새긴다"고 평가하며 잠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지난해 11월 봉하마을을 찾아 묘역을 참배한 뒤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으신 분"이라며 "소탈하고 서민적이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대통령이었다"고 회고했었다. 방명록에는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특히 지난해 9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제가 대구지검에 있을 때,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 그때 이 노래를 많이 불렀다"며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불렀었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노 전 대통령 추모곡으로 자주 불린다. 김건의 여사의 이른바 '7시간 녹취록'에는 윤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영화를 보고 혼자 2시간 동안 울었다는 내용도 나온다.

친서를 받은 권양숙 여사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날 권 여사를 예방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보신 것 같다"며 "권 여사도 좋게 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사실 선거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논쟁이 격해지는 게 있다"며 "제가 그런 일이 대선이나 지방선거 등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고, 권 여사님도 그런 부분에 대해 말씀하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