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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 가능" 북한, 코로나 위중증 사례 숨기나


입력 2022.05.17 13:49 수정 2022.05.17 14:5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폐렴 증상 드물다"지만

北 유증상자 66만3910명 중

약 4만명 입원치료 필요할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시의 약국을 찾은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시의 약국을 찾은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코로나19 대유행에 직면한 북한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BA.2) 대응 방안에 대한 전문가 인터뷰 등을 보도하며 방역 지침 준수를 촉구했다.


오미크론에 감염돼도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위중증 사례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1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말 이후 발생한 누적 유열자(발열 등 유증상자) 148만3060여명 가운데 현재까지 사망한 사람은 56명이다.


진단검사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북한은 확진자 통계 대신 유증상자 통계만 공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사망자의 사인이 코로나19인지는 확인 불가능하다.


다만 북한 방역전문가로 소개된 김광명 교수는 노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특징을 △빠른 전파 △전연령 감염 가능 △일반 감기 수준의 경증 △상대적으로 적은 중환자수 등으로 요약하며 "현재까지 사망자들을 보면 나이가 60살 이상이고 기초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약물을 비과학적으로 사용한 사람들이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층 △기저질환자의 사망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망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다만 '비과학적 악물 복용'에 따른 사망 사례도 언급하고 있어 정확한 사인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누적 사망자가 27명이던 지난 14일 "대부분의 경우 과학적 치료 방법을 잘 알지 못해 약물 과다복용을 비롯한 과실로 인명 피해가 초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위중증 환자 약 3만 6000명 가능성


북측 보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코로나19 관련 대표 위중증 사례로 꼽히는 폐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신문은 "의사 지시 없이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한 폐 검사를 받지 말라"는 중국의 '재택치료 지침'을 '누구나 알아야 할 상식'으로 소개했다.


김 교수는 오미크론 감염과 관련해 "열나기(발열), 목구멍 아픔, 콧물 흘리기, 코메기(코막힘) 등 상기도 감염 증상이 우세하고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가슴 아픔, 호흡수 증가와 같은 페염(폐렴) 증상은 드물다"고 밝혔다.


다만 '어느 한 나라의 인터넷 웹사이트 자료'를 근거로 △호흡곤란 △지속적인 흉부 아픔·압박 등의 징후가 있을 경우 "즉시 구급치료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렴 증상이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을 북한 당국 역시 인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 당국에 따르면, 지난 4월말 이후 발생한 누적 유증상자는 148만3060여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유증상자는 66만3910명으로 조사됐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명돈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일본의 연령별 입원율 △유엔이 공개한 북한의 연령별 인구 통계(2020년 기준)를 종합해 "북한에서 환자 10만 명이 발생했을 때 입원이 필요한 환자 수는 5400여명"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발표한 유증상자 통계를 확진자 통계로 간주할 경우, 현시점에 증세가 심각해 산소 투여나 폐렴 치료약이 필요한 위중증 환자는 약 3만6000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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