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욕 많이 먹는 전통심마니’

입력 2008.05.15 08:26  수정

가끔이지만 초보심마니들이 봄이 오면 급한 마음에 언제 삼싹이 올라오냐고 물어 볼 때가 있습니다.

지역별로 다 다르겠지만 전통심마니들은 “배꽃이 피면 삼싹이 올라옵니다”라고 답합니다.

항상 삼을 배우겠다는 사람들의 공통적 목적은 어디를 가면 쉽게 산삼을 캘 수 있느냐와 산삼을 어떻게 하면 감정할 수 있느냐 입니다.

산삼과 심마니에 대해 걱정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더 좋게 발전시킬 생각은 없고 그저 어떻게 하면 쉽게 산삼을 캐어 어떻게 하면 비싸게 팔 생각뿐입니다.

필자가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자체 심마니교육을 한지도 이제 햇수로 11년이 넘어 갑니다.

그간 재미삼아, 아니면 적극적으로, 아니면 다른 목적을 두고 필자에게 산삼과 심마니에 대해 교육받은 사람이 6000 여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전통심마니의 정신과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 드린 교육생은 불과 120여명에 불과하고 그 나머지는 자진해서 사라지거나 제명처분 되었습니다.

그래서 필자가 이끌고 있는 ‘한서심마니산삼협회’라는 작은 단체가 대한민국 최초의 전통심마니단체이며, 자체교육으로 만들어진 사제지간의 단체이기에 조금은 더 엄격하게 산삼을 대하고 조금은 더 당당하게 심마니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이 과정을 밟아오는 길에 너무나 많은 질시와 편견과 욕을 먹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를 말해 보면 필자와 딱 한번 산행을 한 초보심마니가 몇 년 흘렀다고 필자보고 사기꾼이랍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필자가 명함에 허위로 사단법인 인가단체라 표기하고 다닌답니다.
검사 앞에 가서 그 명함을 내 보이라하니 그제야 “없다”하면서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사과문을 게시하여 마무리 된 적이 있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대부터 장뇌농장을 하여 30년이 넘는 장뇌산삼을 보유하고 있다하여 필자가 연구용으로 간직하고 싶어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장뇌농장에는 최고의 수령 장뇌삼이 8년이고 그나마 인삼묘삼을 이식한 재배삼이 전부입니다.

이 내용을 교육자료로 활용하니 필자 보고 “이간질 한 넘이다. 고발자다”하면서 욕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야생삼 실정을 조목조목 따져 산림의 현 상태와 인삼을 심어 경작한 상황과 이런 삼을 채취하러 다니는 사람들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게시하여 죽을 몰매를 맞았습니다.

인삼씨앗이 산에 정착하여 20년 미만의 삼은 그리 큰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가 욕보다도 진짜 죽을 뻔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너도 나도 다 야생삼이라는 명칭을 쓰면서 조금은 그 가치도 안정이 되었습니다.

봉삼이라는 백선(백양)도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설명을 했고, 야생삼이나 재배삼의 뿌리에 붙어 있는 동그란 덩어리가 옥주가 아닌 병균체라 자세히 설명했고,
현재 중국삼의 많은 수가 우리 금수강산에 심어져 추후 필자의 후배심마니들이 산삼을 감정함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것도 설명했습니다.

나름대로 필자가 장사꾼(삼 중개상)이나 사기꾼들의 신경을 거슬린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필자를 욕을 하면 ‘아하 그 욕한 사람은 장사꾼이나 사기꾼이구나’ 하고 위안을 삼습니다.

필자를 욕을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먼 후대를 위해 산삼업계를 위해서라도 필자처럼 욕을 먹는 전통심마니가 많았으면 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혼탁해도 전문가나 정의로운 사람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가끔이지만 삼장사꾼이나 사기꾼들이 전문가 행세를 해서 문제지 전통을 사랑하고 명예를 소중히 하는 전문가는 언제까지나 영원히 존재합니다.

이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어쩌면 산에서 산삼을 만나는 것 보다 더 소비자에게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소비자 여러분, 산삼을 매입하기 전에 꼭 물어 보세요.

“이 산삼을 여러 사람들에게 공개하여 감정해도 좋냐”고요.
“자신있다”고 하면 매입하세요.
그 사람이 전문가입니다.

한서심마니산삼협회 제3기 교육생으로 전통심마니의 길을 걷고 있는 윤민호 어인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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