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김문수 "가짜" 이준석 "사이비" 꺼내 맹공…이재명 "왜곡 말라" 맞불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05.24 00:05  수정 2025.05.24 00:16

김문수 "가짜 퇴치하자"…선제공세

이준석, '호텔경제론' 겨냥해 직격탄

이재명 "발언 짜깁기 말라"…방어전

토론 종료 뒤에도 신경전 이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2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2차 사회 분야 TV토론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1대 대선 후보 2차 TV토론은 연금개혁과 기후 등 '사회' 분야를 주제로 진행됐지만, 공약보다는 각 후보의 단골 멘트가 더 강하게 남았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가짜"라는 단어를 연거푸 반복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연루된 각종 의혹을 집중 거론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사이비"라는 표현을 앞세워 이재명 후보를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왜곡"이라고 외치며 자신을 향한 공세에 맞섰다.


대선 주자들은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2차 TV토론에서 초반부터 날을 세우며 격론을 벌였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전투력을 끌어올린 듯 작심한 태도로, 시작부터 이재명 후보의 자질 문제를 집중 공격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을 내걸고 선거 운동에 나선 데 대해 "그럼 그전에는 가짜 대한민국이었느냐"라고 직격했다. 이어 "진짜 총각이냐, 가짜 총각이냐. 진짜 검사인가, 사칭인가. 벌금 150만원을 받지 않았느냐"며 과거 이재명 후보 관련 의혹을 정조준했다.


또 "거짓말을 이렇게 계속하고 총각·검사를 사칭하면서 어떻게 진짜 대한민국을 말할 수 있느냐"며 "국민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이 가짜를 물리치자. 가짜를 퇴치하고 진짜 정의로운 정치를 만들자"고 선제 공격했다.


이재명 후보는 가장 먼저 모두발언을 한 탓에 토론 초반에는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문수 후보는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통합 방안'과 관련해 "정말 국민통합이 되려면 거짓말과 사기꾼이 없어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가짜가 판치는 정치로는 통합이 불가능하다"며 "거짓말과 부패를 뿌리 뽑는 것이 국민통합의 첫걸음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사이비 호텔경제학(소비자가 호텔에 예약금을 내고 환불을 결정해도 그 사이 예약금이 순환돼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민을 바보라 조롱하는 후보"라며 이재명 후보의 경제 인식을 정면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이 같은 공세는 공약 논쟁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이준석 후보가 "간병비 관련 보장성을 높이자는 정책을 냈다. 15조원 정도의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고 묻자,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특성인데, 상대가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것으로 전제를 삼는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끼리의 대화는 양보·조정·타협의 과정인데, 상대 발언을 왜곡하거나 특정 부분만 빼서 짜깁기해버리면 그건 대화가 아니라 시비를 거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에 이준석 후보가 "건강보험료를 그에 걸맞게 많이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겠느냐는 질문이다. 올려야 하느냐"고 묻자,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언제나 그렇다. 문제를 과잉되거나 왜곡되게 지적하곤 하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대안이 뭔지 말해보라"고 응수했다. 이준석 후보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안 하고, 건강보험료 인상 여부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나에게 훈계하듯 말하고 끝냈다"고 반발했다.


세 후보 간 신경전은 토론 종료 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도 이어졌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토론보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무엇보다 (이재명 후보에게) 많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준석 후보는 "오늘도 찰나를 이용해 '호텔경제학'을 변명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정말 안쓰럽기 그지없다"고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비판했다.


또 "토론 전반에서 느꼈지만, 이재명 후보가 나에게 한 말은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 결국 나를 어린 사람이나 무지한 사람, 극단적인 사람으로 만들려는 유치한 비평"이라며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정치를 하며 지금까지 그런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겨왔던 것이 이제 와서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기자들을 만나 "나도 부족한 점이 많고, 대한민국의 토론 문화가 아직 미숙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토론은 상대방의 말을 존중하고, 왜곡하지 않아야 한다. 상대방의 의도를 다르게 단정하거나 왜곡해 전제를 바꾸고 다른 말로 대응하는 방식은 토론을 어렵게 만든다. 그런 점들이 여전히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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